[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임성윤 기자] 두산의 타선이 LG 선발 리즈에게 완벽히 봉쇄 당하며 승부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타선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채 0-2로 시원하게 졌다.
단 한번도 3루를 밟아보지 못한 두산이었다. 2루까지 진루한 것도 5회초 오재원의 볼넷으로 선행주자 이원석이 걸어서 밟은 경우가 유일했다. 그만큼 두산의 타선은 LG 선발 리즈에게 철저히 유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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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연이은 피로누적의 한계를 체감하며 0-2로 패배했다. 홍성흔이 기록한 안타만이 이날의 유일한 안타였다. 사진=옥영화 기자 |
물론 LG 선발 리즈의 구위가 압도적이었던 면도 있었다. 리즈는 이날 최고 구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와 140km대의 슬라이더, 130km 대의 변화구로 두산의 타선을 철저히 눌렀다.
하지만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찬스조차 만들지 못한 두산의 타선은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볼 수 없었던 답답함을 보였다. 삼자범퇴 이닝만 5번에 달했고 주자를 출루 시킨 이닝은 볼넷 포함 2회와 5회, 단 2번에 그쳤다.
타순을 가릴 것 없이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치열한 6번의 승부를 지속해온 두산의 타선은 150km 중반의 구속을 8회까지 유지한 리즈의 구위를 따라가지 못했다. 스윙은 늦었고 공을 맞추더라도 범타에 그쳤다. 기회를 만들어보려 힘껏 휘두른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수비의 견고함은 유지했기에 초반 2실점한 마운드의 불안에도 추가점은 헌납하지 않았다. 두산의 벤치 역시 이재우 핸킨스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으로 이어지는 불펜 돌려막기로 겨우겨우 마운드의 균형을 유지했지만 지쳐버린 타선은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날 드러난 피로누적의 효과가 앞으로 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산 황병일 코치는 2차전 시작 전 “선수들이 연이은 박빙 승부로 지쳐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현재는 연승을 기록 중이기에 반감 된 면이 있지만 패배할 경우 누적된 피로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인 바 있다.
따라서 하루의 휴식이 주어진다 해도 오는 19일 예정된 3차전에 대한 불안감도 간과할 수 없다.
희망적인 것은 수비의 견고함이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두산 마운드가 허용한 안타는 8개에 볼넷은 6개였다. 대량 실점이 이어질 수 있는 기록이었지만 실제 두산이 내준 점수는 2회말 2점이 전부였다. 반면 LG에게 선물한 잔루는 11개에 달했다. 위기상황은 이어졌지만 수비의 견고함은 유지 됐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8회말 변진수가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3루에 보내기는 했지만 포수 양의지의 빠른 견제로 아웃시켰고, 이후 김용의의 우전 안타 때 홈으로
그러나 2차전의 결과는 두산의 패배로 결정됐다. 이제 1승1패의 상황에서 3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관건은 하루의 휴식동안 얼마나 효율적인 피로회복을 할 수 있느냐다. 18일 훈련 후 합숙에 돌입하는 두산이 3차전에서 다시 우위를 잡을지 여부는 이 부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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