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우리 선수들 정말 고생했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은 마지막까지 선수들 생각 뿐이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도 패장의 모습 대신 한 시즌을 최선을 다해 치른 수장의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5로 완패해 시리즈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11년의 기다림도 허무하게 끝났다. 김 감독은 “재밌는 경기로 감동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5일 간의 포스트시즌은 잔인했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에도 선수들 칭찬과 걱정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MK스포츠 DB |
LG의 포스트시즌 화두는 ‘실책’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실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조금 안 좋은 것은 나왔지만, 우리 선수들이 페넌트레이스에 다 좋은 모습 보여줬고, 자기가 갖고 있는 기량보다 더 많은 활약을 해줬다”며 칭찬으로 대신했다. 이어 “잘못된 것은 지적을 받아야겠지만, 우리 선수들은 큰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선수들이다. 마음의 상처 입을까 걱정이다. 상처를 안 받게 특별히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LG 사령탑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선수 탓을 하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선수들에 대한 칭찬은 이어졌다. 첫 시즌 강조했던 ‘가족’을 다시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상위 팀에 비해 부족한 부분도 물론 있다. 그러나 캡틴부터 막내까지 팀원들의 모자란 부분을 팀워크로 헤쳐나간 부분은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팀을 위한 마음이 우리의 강점이다. 감독부터 구단 프런트, 선수들, 팬들까지 모두 한 마음으로 해냈다”고 만족했다.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은 좌절됐지만, 올 시즌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 감독도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듯했다. 김 감독은 “시즌을 돌이켜보면, 우리 팀을 중‧하위권으로 본 사람들 많았는데, 잘했다”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파워히트, 수비 등 부족한 점이 있었고 느꼈다. 선수들이 왜 중요한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지 경험으로 알았을 것이다. 느낀 점이 많다는 것이 소득이다”라고 했다. 이어 “승부처에서 선수들이 두려움을 조금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정규시즌에서는 그런 부분을 없애도록 노력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젠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탰다.
김 감독은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잊지 않았다. LG 팬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고생했지만, 열광적인 우리 팬들께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고,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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