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한국에 돌아오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그는 9개월 전 자신이 했던 말을 얼마나 지켰을까.
류현진은 29일 오후 4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지난 1월 23일 출국 이후 9개월 만이다. 이 현장은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생중계 된다.
LA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첫 해 30경기에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냈다. 신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192이닝을 소화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이 29일 입국한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부담을 얼마나 빨리 떨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던지다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류현진은 미국에서도 ‘하던 대로’를 외쳤다. 불펜피칭이 대표적이다. 류현진은 4~5일 간격으로 쉴 때는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그는 실력으로 맞섰다. 돈 매팅리 감독도 “그의 방식을 존중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그만의 방식을 인정했다. 그렇다고 아예 귀를 막은 것은 아니다. 시즌 막판 등판 간격이 길어질 때는 불펜 피칭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류현진은 새로운 구종도 추가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네 가지 구종을 활용했다. 내년 시즌에도 이를 고수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새로 던질 구종도 없다”며 구종 다양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3선발 정도 되면 만족할 거 같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초반 7명의 선발 투수와 치열한 자리 경쟁을 벌였다. 목표는 3선발이었지만, 잭 그레인키가 캠프 도중 팔꿈치 이상을 호소하면서 쉬는 사이 2선발로 치고 올라왔다. 그는 그렇게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시즌 전반기를 버텼다. 그레인키가 정상 구위를 되찾은 후반기에는 3선발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 3선발도 그의 자리였다. 스프링캠프에서 그와 경쟁한 7명의 선발 중 시즌 막판까지 활약한 선수는 커쇼와 그레인키, 크리스 카푸아노 셋뿐이었다.
류현진은 4~5일 휴식 뒤 등판 때는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등판 간격이 길어질 때는 불펜 피칭으로 감각을 유지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미국은 한국보다 경기 수 가 많고, 등판 간격이 좋다. 그래서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일까. 류현진은 포스트시즌까지 32경기를 뛰면서도 체력에 대해서는 큰 문제를 호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등판 간격은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한국에서처럼 5일을 쉬고 나왔을 때 제일 좋은 성적을 냈다.
(추)신수 형이 안타를 못 치게 만들 것이다.
추신수와의 맞대결에서 류현진은 완승을 거뒀다. 세 차례 맞붙어 볼넷 한 개를 내줬을 뿐, 나머지는 땅볼과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는 역발상으로 추신수를 묶었다.
팀 동료와 얼마나 빨리 친해지느냐가 중요할 거 같다.
류현진은 빠른 속도로 팀 동료들과 친해졌다. 시즌 초반에는 루이스 크루즈가 그의 도우미 역할을 했고, 크루즈가 방출된 뒤에는 후안 유리베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서로 영어가 서툰 두 사람은 꿀밤을 주고받는 ‘몸의 대화’를 통해 친근함을 과시했다.
출국 당시 귀국 때도 많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 하고 싶다고 밝힌 류현진. 그는 그 꿈을 이루게 됐다. 사진= MK스포츠 DB |
두 자릿수 승수를 하고 싶다. 최대한 낮은 평균자책점을 내겠다. 첫 해이니 신인왕도 차지하고 싶다.
두 자릿수 승수와 최대한 낮은 평균자책점은 시즌 중에도 계속해서 목표로 제시했다. 두 자릿수 승수는 21경기 만인 8월 3일 시카고 컵스 원정에서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00을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았어도 2점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의 신인에 대해서는 욕심을 거뒀다.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를 의식하지 않음을 재차
돌아올 때 오늘처럼 취재진이 많이 나와 이렇게 인터뷰했으면 좋겠다.
류현진의 활약은 국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가장 인기 있는 운동선수를 설문조사 할 때마다 그의 이름은 맨 위에 올랐다. 그의 입국 현장에도 수많은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출국 당시의 바람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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