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더라도 절대 고개를 숙이지 마라.”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진 선수단 워크샵에서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올 시즌 전자랜드의 테마는 배움과 도전이다. 유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미래다.
전자랜드는 개막 후 2연패를 당했다. 두 경기 모두 경기 종료 직전 당한 뼈아픈 한 골차 석패였다. 유 감독은 “졌지만 경기력이 좋았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이후 전자랜드는 연패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전자랜드는 최근 6경기서 5승1패를 기록하며 공동 3위(5승3패)에 올랐다.
지난 3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안양 KGC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전자랜드는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유 감독은 “다른 팀이 각 포지션별로 경험 있는 A급 선수를 두고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는 것과 달리 우리 팀은 A급 선수가 없다”고 했다.
유 감독이 선수들의 도전 정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지면서도 계속 배우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기 위해 뭐든지 시도를 해봐야 한다는 의미였다. 유 감독은 “나도 친구들을 만났을 때 모르는 주제로 얘기를 하면 말을 한 마디도 못한다. 그래서 준비를 해서 간다. 얘기를 잘못해도 준비를 하면 용기를 갖게 된다. 묻어가면 못한다”면서 “뭘 할지 예측과 예상을 하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미루지 말고 시도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감독이 꼽은 팀의 에이스는 정영삼과 박성진이다. 유 감독은 “둘은 각 포지션 랭킹에 들어야 할 선수들”이라고 했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 치고 나가는 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선수는 없다. 정영삼도 “팀의 에이스가 돼야 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남들에게 말할 정도로 확실한 에이스가 되지 못하고 있어서 스스로 실망스럽고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성숙할 수 있는 시즌’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 개인이 아닌 조직력으로 팀을 이끌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올 시즌 유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전자랜드는 나머지 9개 구단이 상대하기 껄끄로운 팀으로 꼽힌다. 탄탄한 조직력과 포기를 모르는 끈끈한 경기력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해 스포츠맨십을 지켰다.
올 시즌도 전자랜드의 행보는 같다. 선수들은 단지 투지를 가슴에 새기고 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실패를 해보고 도전
유 감독은 올 시즌 최고가 아닌 최선의 팀을 만들며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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