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군대 또 가라는 것과 똑같은 기분이야.”
이상범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투지로 만든 울산 모비스전 승리는 신기루였나 보다. 주머니에 사표를 들고 다니며 리빌딩으로 고생했던 3~4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군대에 빗대 표현할 정도였다.
이 감독은 1라운드 마지막 1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성적은 1승7패, 서울 삼성과 공동 최하위.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표다. 다음달 1일 원정에서 맞붙는 창원 LG도 쉽지 않은 상대다.
시즌 초반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이상범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KGC의 조직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상 선수들의 컨디션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이후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철저히 배분했다. 부상 재발 방지와 경기 감각을 익히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김태술과 양희종은 경기당 약 26분을 소화했고, 오세근은 평균 15분38초를 뛰었다. 김태술은 4경기 평균 10.8점 4.0어시스트 2.5스틸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양희종과 오세근은 나란히 8경기서 평균 6.8점 4.0리바운드로 부진했다.
특히 오세근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오세근의 2점슛 성공률은 40%에도 못 미치는 39% 수준에 그쳤다. 2011-12시즌 52경기서 평균 15점 8.1리바운드, 2점슛 성공률 5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밑돈다.
이 감독은 당초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기를 3라운드로 내다봤다. 오세근도 “3라운드부터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패수가 늘어나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 감독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이대로 계속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부상 선수를 전력에서 제외하면 공백을 채워줄 선수가 없다. 경기력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 부상 선수들을 쓰자니 오히려 탈이 날까 불안감이 크다. 지난 30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김태술과 양희종의 슛 밸런스는 크게 흔들렸다. 슛을 쏘는 것이 아닌 공을 던지는 수준이었다.
이 감독은 “밸런스가 깨지면 부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종료 5분을 남기고 김태술과 양희종을 뺄 수밖에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밀어붙였을 텐데…”고 했다. 김태술과 양희종이 벤치로 나간 시점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오세근에 대한 운용법도 바꿨다. 이 감독은 오세근을 4쿼터부터 투입하기로 했다. 추가 부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 감독은 “오른쪽 발목이 좋지 않아 반대쪽으로 힘을 쓰다보니 왼쪽 무릎이 안 좋아졌다. 몸을 충분히 풀고 4쿼터 10분만 뛰게 할 생각이다. 더 이상은 무리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오세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투입 시기와 출전 시간을 조절하기로 했다.
조금씩이라도 좋아져야 할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이 감독의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요즘은 잠도 안 온다.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죽을 맛이다.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면 된다. 욕도 내가 먹으면 된다”고 토로하며, “난 얼굴도 크고 가슴도 넓어서 욕 먹는 것도 괜찮다”며 애써 쓴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다시 마음 속에 사표를 넣어두고 경기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지
이 감독도 KGC도 분위기 반전이 보이지 않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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