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6차전을 잘 지는 것도 7차전 준비의 시작이다. 두산 베어스의 아쉬운 투수 교체 타이밍이 마지막 추격의 기운마저 빠지게 만들었다.
두산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2-6으로 졌다. 경기 초반 승기를 잡고도 역전을 허용하며 완패를 당했다. 외국인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너무 믿은 후유증은 컸다. 벌어진 점수차에 포스트시즌 내내 결정적 순간에 터졌던 두산 타선의 한 방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31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6차전이 열렸다. 7회말 2사 두산 니퍼트가 삼성 박한이의 3점포를 바라보며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대구)=한희재 기자 |
니퍼트의 구위는 좋았다. 두산은 모험이 아닌 안전한 투수 운용이 필요했다. 두산의 불펜을 감안했을 때 6회말 니퍼트에게 마운드를 맡긴 것은 납득할 만했다. 그러나 두산은 2-3으로 역전을 당한 7회말에도 니퍼트를 고집했다.
니퍼트는 1사 후 진갑용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를 믿었다. 니퍼트는 정병곤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믿음에 보답하는 듯했다. 그러나 1스트라이크 이후 연속 3볼을 던진 뒤 배영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2사 1, 2루 위기. 김 감독은 여전히 니퍼트를 믿었다. 결국 니퍼트는 박한이에게 통한의 쐐기 스리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떨궜다.
4점차로 크게 벌어진 두산 타선은 이후 삼성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고 추격점을 뽑지 못했다. 니퍼트는 이날 투구수 107개를 기록하며 6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두산의 투수 운용은 삼성과 정반대였다. 삼성은 외국인선발 릭 밴덴헐크가 1회부터 흔들리자 2회 곧바로 배영수를 올렸다. 배영수마저 흔들리자 3회 1사 2, 3루서 차우찬을 조기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9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 마무리 오승환을 올리기까지
두산은 11월1일 대구구장서 마지막 7차전을 치른다. 가을야구 기적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두산의 7차전 결과는 모른다. 그러나 니퍼트를 고집하며 여유를 택한 6차전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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