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임성윤 기자] 두산이 한국시리즈 2승 고지를 선점했음에도 이후 승기를 이어가지 못한 결과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2-2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3개의 안타와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대거 5점을 헌납, 7-3으로 패했다. 이로써 3승4패를 기록한 두산은 2001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달성하지 못한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두산의 포스트시즌 행보는 늘 살얼음판이었다. 4위로 진출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넥센에게 2경기를 내줘 벼랑 끝에 몰렸으며 천신만고 끝에 오른 플레이오프에서도 LG를 상대로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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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두산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김영구 기자 |
팀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해도 한방씩의 홈런이 터져나왔고, 견고한 수비는 상대팀의 공격흐름을 끊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페넌트레이스 1위팀인 삼성을 상대로 불방망이를 자랑함 2승을 먼저 얻어냈고 홈구장인 잠실에서 치러진 3,4,5차전에서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3승3패를 기록한 6차전에서는 비록 공격력에서 밀리기는 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확인 시켰다.
다만 7차전 6회말 2-2의 팽팽한 상황에서 한순간에 5실점하며 무너져내린 것이 뼈아팠다. 구위가 좋지 않았던 핸킨스를 고집한 벤치의 선택도 홈쇄도를 막을 수 있었던 3루수 오원석의 송구실책도 아쉽기만 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 두산이 보여준 저력과 포스트시즌의 활약은 준우승이 부끄럽지 않은 결과임을 증명했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에게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는 전망은 많지 않았으며 한국시리즈에서 이렇게까지 활약을 펼칠 것이라 기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승승장구 하던 두산이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의 문턱까지 갔던 두산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만은 넘어서진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켜야 하는 두산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승리를 위해 정진하던 두산의 모습은 올시즌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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