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향후 목표는 다시 우승이다. 사자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삼성이 2013 프로야구의 진정한 챔피언에 올랐다.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7차전 접전 끝에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꺾고 3년 연속 통합 우승이자,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감독은 배가 고픈 사람’이라며 삼성의 향후 목표를 다시 우승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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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의 다음 목표도 여전히 우승이다.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 승리 이후 그라운드로 쏟아지는 삼성 선수단. 사진=김영구 기자 |
이제 가히 삼성의 왕조를 열었다고 평할 수 있다. 과거 해태왕조가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우승을 차지한 이후 어느 팀도 하지 못했던 연속 우승. 하지만 꾸준히 정상에 오른 만큼 목표의식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류 감독은 삼성 왕조를 열었다는 평가에 대해서 “시즌 전 농담처럼 언급했는데 이제 절반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감독의 입장에서 늘 승리하고 싶고 앞으로 팬들에게 더 고급 야구를 선보이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삼성으로서는 당장의 과제도 있다. 오승환의 공백 메우기다. 류 감독은 “오승환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많다. 내년은 일단 마무리를 누구를 쓸 지부터 고민해야겠다”면서 “정상을 오르기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는데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 가서 지금 모자란 것을 더 채워서 최강 삼성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이니까”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상을 지키기 위한 고민은 시작됐다.
가히 삼성의 독주를 막을만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처럼 벼랑 끝에 내몰린 순간에도 삼성의 가을야구 지배력과 강팀 DNA는 끝내 살아났다. 프로팀이라면 우승을 목표로 잡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곰 군단의 강력한 ‘웅담 주사’로 조금은 늘어졌던 자신들을 추스르는 동시에 자만을 벗은 사자의 각오는 그냥 말뿐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야구 관계자들은 “어렵사리 우승을 거둔 삼성이 이제 내부 FA지키기와 오승환의 공백 메우기에 매진할 것이다. 덧붙여 그간 소홀했던 외부 전력 보강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삼성의 올 겨울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상에 오른 삼성의 각오가 사자의 포효처럼 위압적이면서도 현실감있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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