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임성일 기자] 리그 선두 울산이 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울산은 승점을 67점까지 쌓으면서 같은 날 역시 승리를 거둔 2위 포항(62점)과의 격차를 5점차로 유지했다.
경기를 앞두고 김호곤 울산 감독은 “아직 우승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일단 오늘 경기를 이기면 ACL 진출권은 따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인천전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는 뜻을 전했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인천을 제물로 일단 부담을 덜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인천의 저항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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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김용태(사진)의 결승골로 인천을 1-0으로 따돌리고 선두를 지켰다. 최근 4연승, 울산의 기세가 매섭다. 사진(인천)= 김재현 기자 |
인천의 색깔은 확실했다. ‘투지’와 ‘근성’이었다. 선수단 리더 김남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천수가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며, 이석현이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것까지 여러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도 인천 선수들은 한 발 더 뛰려는 의지가 역력했다. 휘슬이 울린 이후 인천 선수들은 모든 선수들이 쉼 없이 움직였다. 승리에 대한 염원은 그만큼 간절했다.
효과는 있었다. 인천의 강력한 압박에 울산은 자신들의 플레이를 마음대로 펼치지 못했다. 특히 김신욱에 대한 마크는 철저했다. 포스트든 2선으로 내려와 공을 잡으려할 때든 확실한 맨마킹으로 편하게 공을 잡을 수 없도록 애초에 차단했다.
적극적인 수비가 효과를 보자 역습도 살아났다. 설기현이 포스트에서 힘으로 싸워주면서 문상윤 한교원 남준재 등이 번갈아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으나 꽤 위협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0-0으로 끝난 전반은 인천에게 소기의 성과였다. 관건은, 인천의 투지와 근성이 후반에도 이어질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아무래도 인천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더 컸다. 트래핑이 다소 부정확해지고, 공을 걷어내는 킥이 조금씩 서둘러지며, 드리블이 조금씩 길어졌던 것은 체력적인 부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결국 집중력 싸움이었다. 실수가 잦아져 틈이 생기면 인천은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인천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는 생각보다 강했다. 후반 중반까지도 공격의 빈도, 위협적인 찬스의 생산 빈도 모두 인천이 많았다. 김봉길 감독은 후반 18분 설기현 대신 디오고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29분에는 남준재를 빼고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이석현까지 넣었다. 반드시 울산을 잡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세트피스에서의 실점과 함께 물거품 됐다.
후반 30분 까이끼가 왼쪽에서 시도한 코너킥을 김용태가 머리로 방향을 바꿔 놓으면서 결국 울산이 첫 골을 터뜨렸다. 필드 플레이에서 내
결국 인천의 강한 의지를 잘 이겨냈던 울산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확실히 울산은 안팎으로 강해졌다. 김신욱만의 팀도 아니다. 리그 우승을 향한 울산의 행보를 좀 더 진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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