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대전 시티즌이 생명을 연장했다. 아직 산소 호흡기를 떼긴 이르다. 대전은 강원 FC를 꺾고 3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극적인 잔류 가능성을 키웠다.
하위권이지만 무패 중인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당초 홈팀 강원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승자는 원정팀 대전이었다. 대전은 9일 강원과의 맞대결에서 아리아스의 페널티킥 2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대전으로선 승리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12위 강원과 승점 7점차로 뒤진 터라, 이번 맞대결에서 패할 경우 강등이 확정됐다. 남은 3경기를 다 이긴다 해도 승점 10점차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간극을 좁힐 수 없다면 무승부도 패배와 다르지 않았다.
주도권을 장악한 건 강원이었다. 대전은 주앙파울로, 아리아스, 황지웅을 앞세운 효율적인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이 작전은 통했다. 역습 상황에서 황지웅이 김오규에게 차여 넘어진 것.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아리아스가 전반 14분 이를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리드를 잡은 대전이나, 강원의 파상공세에 적잖이 고전했다. 골키퍼 김선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잘 넘기는가 싶었지만 최근 5경기에서 10골을 넣은 강원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전반 37분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대전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최진호가 동점골을 넣었다.
흐름은 강원으로 넘어갔다. 대전은 궁지에 점점 몰렸다. 그런데 조급한 건 대전이 아니라 강원이었다. 강원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맞이하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강원의 펀치를 막아내던 대전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강력한 카운터어택을 날렸다. 후반 16분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아리아스가 김오규의 방해로 넘어진 것. 페널티킥을 유도한 아리아스는 직접 키커로 나서 다시 한 번 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대전은 후반 29분 쐐기골마저 넣었다. 황지웅이 재치있게 수비수의 볼을 가로챈 뒤
이로써 대전은 5승 10무 20패(승점 25점)로 강원(승점 29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좁혔다. 강원은 6경기 만에 패배를 했다. 강원보다 1경기를 더 치른 터라 여전히 대전이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3연승을 하며 실낱같은 잔류의 희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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