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FC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여유가 아니라 괴롭다는 표현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들의 부상이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악재가 발생하는 것도 흔치 않다”는 말로 괴로운 심경을 표현했다.
부상자가 넘치는 인천이다. 17일 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FC서울은 제대로 된 ‘척추’를 가동할 수 없었다. 안재준과 이윤표 등 주축 센터백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봉길 감독은 “중앙수비수가, 그것도 두 명이 동시에 빠진 것은 답답한 일이다. 수비가 안정이 되지 않으면 공격도 잘 풀리지 않는다”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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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라운드 첫승을 향한 인천의 도전이 또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의 프로다움은 분명 박수가 아깝지 않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김봉길 감독은 “스플릿라운드 들어서 4무5패다. 아직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절대로 포기하진 않는다. 우린 작년에 16등도 해봤던 팀이다. 더 어려운 상황도 극복했다”는 말로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 의지는, 확실히 필드에서 표출됐다. 다만 다시 결실 직전에 쓰러졌을 뿐이다.
경기 시작부터 팽팽하게 유지되던 경기는 전반 44분 몰리나의 골과 함께 서울 쪽으로 기울어졌다. 에스쿠데로와 몰리나의 개인기에 의한 골이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부족한 인천으로서는 부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인천에는 끈끈함이 있었다.
안정을 찾은 서울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호시탐탐 역습을 노리던 인천은 결국 반전을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설기현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한교원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크로스도 한교원의 오른발 발리슈팅도 타이밍이 일품이었다. 개인기는 없지만 조직력은 있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인천은 곧바로 역전까지 내달렸다. 후반 28분 작품이 만들어졌다. 빠른 패스워크로 서울 진영까지 다가선 인천은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한 박태민이 호쾌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남준재가 들어오는 박태민을 정확히 보고 내줬던, 이 역시 조직력에 의한 골이었다.
역전에 성공한 인천은 남은 시간동안 절실하게 뛰었다. 10번째 도전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로 인천 선수들은 한발 더 뛰었고 몸을 날렸다. 그 간절함 속에서 9전10기만에 드디어 성공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종료직전 서울의 에스쿠데로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전 김봉길 감독은 “우리가 내용에서 특별히 밀렸던 경기는 없다. 1골 때문에 비기거나 졌다”는 말을 전했다. 이날 경기도 결국 그랬다. 경기 후 김봉길 감독은 “선수들의 잘못보다는 상대가 워낙 골을 잘 넣었다”는 말로 아쉬움을 삼켰다.
또 승리하지 못했다는 지적보다는 결코 쓰러지지 않았던 인천의 끈기에 박수를 보내야했던 경기다. 물론, 마무리를 짓는 것은 강팀의 중요한 요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온갖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인천의 투혼은 분명 인상적이다.
김봉길 감독은 “이제 2경기 남았다. 스플릿라운드에서 1승은 거둬야하지 않겠는가”라는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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