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원주 동부가 드디어 12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끝이 보이지 않던 연패 탈출은 가장 극적인 경기서 이뤄졌다. 안방 불패였던 서울 SK의 28연승을 저지했다.
최하위 동부가 선두 SK를 잡았다. 동부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프로농구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80-7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서울 SK 경기에서 원주 동부 이승준이 12연패 탈출을 위해 삭발한 머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반면 SK는 안방에서 무적이었다. 9개 구단 팀들은 우스갯소리로 “잠실학생체육관에는 한 경기 지고 가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그러나 SK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악의 12연패 늪에 빠진 동부에 덜미를 잡혔다. SK는 지난 2012년 11월2일 전주 KCC전 홈 승리 이후 무려 388일 만에 안방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동부는 이날 경기에 앞서 머리를 짧게 자르는 삭발 투혼을 보였다. 특히 이승준은 스킨헤드로 삭발하고 경기에 나섰다. 동부의 의지는 경기 초반부터 나타났다. 동부는 전반전에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력과 달리 완벽에 가까운 조직력을 보이며 41-33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승준이 9점 6리바운드로 전반 골밑을 장악했고, 이광재가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8점을 보탰다.
동부는 후반 들어 SK의 반격에 주춤했다. 하지만 승부처마다 3점슛이 림을 가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45-43으로 쫓긴 3쿼터 중반 이광재가 3점슛으로 다시 점수를 벌렸고, 50-49로 1점차까지 쫓기자 줄리안 센슬리가 3점슛에 이어 골밑 돌파로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 연속 6점을 몰아쳐 56-49로 달아났다.
운명의 마지막 4쿼터. 동부는 56-52로 근소하게 앞서 승리를 낙담하기 힘들었다. 해결사는 올 시즌 서울 삼성에서 이적한 박병우였다. 59-54로 앞선 동부는 박병우의 허를 찌르는 스틸에 이은 골밑 득점에 이어 쐐기 3점포로 69-60으로 점수를 벌렸다. 이어 종료 3분51초를 남기고 박병우의 그림 같은 점퍼가 폭발하며 71-6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SK는 경기 종료 1분28초 전 변기훈의 3점포가 터지면서 69-71, 2점차까지 추격했으나, 동부 박지현의 자유투와 센슬리의 쐐기 득점을 허용하며 이미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석패했다.
동부는 이승준이 11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고, 승부처마다 폭발한 이광재(13점), 박병우(14점), 센슬리(13점)가 고른 득점으로 극적인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베테랑 가드 박지현도 경기 종료 직전 얻어낸 자유투
반면 SK는 애런 헤인즈가 28점 10리바운드, 김선형이 17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1년22일이 걸린 홈 연승 행진을 지켜내지 못했다. 공교롭게 SK의 홈 연승 저지는 지난 20일 고양 오리온스전 오심 논란 이후 첫 경기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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