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FC서울이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부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팬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승점 60점 고지(61점)를 돌파한 서울은 전북(62점)과의 3위 싸움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FC서울이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전날 수원이 울산에게 1-2로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을 거머쥔 서울로서는 홀가분한 경기였다. ‘서울시민의 날’로 명명한 이 경기에서 서울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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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과 하대성이 골을 터뜨린 FC서울이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부산에게 승리를 거두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다행히 대처가 빨랐다. 가장 먼저 이상한 징후를 발견한 데얀이 황급히 달려가면서 벤치 쪽으로 위급한 사인을 보냈고 이후 모든 선수들과 구단 의무팀이 출동해 응급조치를 취했다. 구급차까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 다행히 4분 뒤, 몰리나는 의식을 회복했다.
아찔한 순간을 모면한 서울은 몰리나를 위한 첫 골을 성공시켰다.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데얀이었다. 전반 25분 에스쿠데로와 원투 패스로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접근한 데얀은 지체 없이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부산 골문을 열었다. 수비수들이 근접해 있던 상황이었고, 편한 슈팅 자세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멋진 골을 만들어냈다. 작품이었다. 골을 성공시킨 뒤 데얀은 벤치로 달려가 몰리나를 끌어안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추가골도 서울의 몫이었다. 전반 41분 캡틴 하대성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아디의 크로스가 에스쿠데로의 발을 거쳐 공중 패스처럼 연결된 것을 하대성이 박스 안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하대성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다.
경기 분위기는 손쉽게 서울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부산의 만회골이 터지면서 반전됐다. 후반 1분, 하프라인 앞선 지점에서 임상협의 패스를 받은 한지호는 드리블로 아디를 완벽하게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 골문을 흔들었다.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후반 12분, 센터백 김주영을 빼고 측면 공격수 윤일록을 투입했다. 스리백을 포백으로 바꾸면서 더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담긴 변화였고 이는 김신욱(19골)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데얀(16골)에게 보다 힘을 실어주겠다는 복안도 읽을 수 있는 포석이었다. 실제로 서울의 공격은, 데얀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겠다는 동료들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의지와는 다르게 쉽진 않았다. 데얀에게 견제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데얀은 골을 터뜨렸다. 후반 34분 자신이 윤일록에게 연결한 날카로운 전진패스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하면서 PK가 선언했다. 키커는 당연히 데얀이었고, 데얀은 이를 정확하게 골로 연결하면서 17호골까지 쌓았다. 지난 경기 해트트릭에 이어 2골을 추가하며 2경기에서 5골이라는
데얀의 맹활약과 함께 결국 경기는 3-2 서울의 승리로 끝났다. 종료직전 부산 양동현이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서울 팬들은 마지막 홈경기에서 좋은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응원하는 데얀의 끝나지 않은 득점왕 경쟁을 지켜보는 맛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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