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즈에 분노’ KCC, “납득 못해…그냥 넘기지 않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전주 KCC가 분노했다. 서울 SK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 때문이다. 하마터면 KCC 유망주 김민구가 큰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이었다.
KCC 구단 관계자들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SK와의 원정 경기 이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승패 여부가 아닌 선수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 전주 KCC 신인 가드 김민구가 코트에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KCC를 단단히 화나게 한 것은 전반 종료 5분6초 전 KCC가 26-25로 앞선 상황에 일어났다. SK의 속공 상황이었다. 김민구는 뒤늦게 수비를 위해 코트를 넘어가다 속도를 늦추고 있었다. 그때 헤인즈가 속공 가담을 위해 뛰다가 갑자기 김민구와 충돌했다. 헤인즈는 진행 방향이 아닌 앞에 뛰던 김민구를 향해 어깨로 강하게 밀쳤다. 고의성이 짙었다. 경기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행동이었다.
김민구는 그대로 코트에 나뒹굴며 몸을 심하게 떨며 고통스러워했다. 큰 쇼크를 받은 듯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는 중단됐고, 김민구는 그대로 한참을 쓰러져 있다가 동료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겨우 라커룸으로 이동해 안정을 찾았다. 이후 김민구는 3쿼터에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4쿼터에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다시 벤치로 뺐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김남기 KBS N 해설위원은 “김민구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헤인즈가 뒤에서 와서 밀쳤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카운터펀치를 맞은 것과 똑같은 굉장히 큰 데미지가 있는 것”이라며 “헤인즈 선수 저런 플레이를 왜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볼과 아무 관계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런 비신사적인 행동은 나중에 비디오 판독을 해서 KBL에서 제재를 가해야 할 정도의 어이없는 반칙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허재 KCC 감독은 경기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김민구의 상황은 정확하게 보지 못했다. 고의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 확인을 확실히 하고 짚고 넘어갈 문제”라며 예민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조치를 취할 의사를 내비췄다.

↑ 서울 SK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가 경기 종료 후 승리를 만끽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그러나 그 상황을 지켜본 KCC 구단 관계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KCC 한 관계자는 “도대체 그게 말이 되는 행동이냐. 헤인즈가 왜 그랬는지 납득이 되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이번 건은 분명히 다시 짚고 넘어가겠다”며 “선수가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명치를 맞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완전히 힘을 뺀 무방비한 상태에서 고의로 밀었다”고 흥분했다.
KCC에서 더 화가 난 것은 헤인즈의 전후 행동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헤인즈가 밀기 이전부터 김민구를 꼬집었다고 하더라. 그 전부터 계속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며 “적어도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면 김민구가 다시 나왔을 때 사과를 했어야 했다. 실실 웃으면서 경기를 하는 것이 더 화가 나더라”고 밝혔다. 헤인즈는 경기 종료 후 통역과 함께 KCC 벤치로 갔으나 김민구는 이미 라커룸으로 이동한 뒤였다.
KCC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심판 판정이다. 헤인즈의 거친 파울에 김민구가 고꾸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심판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속공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심판이 김민구보다 앞서 뛰어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프로농구는 3심제다. 그러나 나머지 한 명의 심판도 이 상황을 그냥 지나쳤다. KCC 관계자는 “심판이 세 명인데 그걸 못 본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 뒤에 쫓아가는 심판이 그런 걸 보라고 있는 건데 아무런 콜도 나오지 않고 헤인즈는 계속 뛰었다”고 성토했다.
이날 SK는 KCC를 76-66으로 이기고 단독 1위에 복귀했다. 헤인즈는 팀 내 최다 득점인 19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김민구는 6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그러나 헤인즈는 농구 팬들의 박수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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