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최근 국내 프로야구에 유틸리티 맨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대체 전력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올 시즌 개막 전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를 받았던 넥센 히어로즈는 주전과 비주전 선수에 따라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 빈 틈 없는 야구를 했다. 긍정적인 효과를 본 넥센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에 따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비니 로티노(33)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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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외국인 선수 보유수 개정에 따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비니 로티노를 영입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또한 지난해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주 포지션이었던 외야수는 물론 내야까지 수비를 볼 수 있다. 이색적인 부분은 포수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로티노가 넥센 유니폼을 입고 포수 마스크를 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로티노는 마이너리그 통산 포수로서 가장 많이 출전했다. 마이너리그 10시즌 1140경기 중 305경기에서 포수로 나섰으며 수비율 9할8푼8리를 기록했다. 때문에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넥센 포수진에 로티노의 투입을 조심스레 점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로티노가 포수로서 출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수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팀 작전은 물론 상대팀 생각까지도 꿰뚫어야 한다. 또한 자신과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의 심리까지도 읽어내야 한다. 결정적으로 한 이닝에 감독 혹은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찾을 수 있는 횟수가 한정돼 있기에, 사실상 주전 포수로서의 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로티노가 한 포지션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깊다. 한 관계자는 "포수는 투수는 물론 전체 수비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원할한 소통이 불가능한 외국인 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낯선
물론 로티노가 포수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재주꾼 로티노의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올해 작전야구로 재미를 본 넥센이 선수 활용폭을 넓힐 수도 있다. 이래저래 내년 넥센은 다양한 작전야구를 펼칠 전망이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