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성남 시민프로축구단이 지난달 26일, 초대 대표이사로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를 선임했을 때 축구계는 술렁였다. 노장 박종환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힌 것도 의외였는데 공개모집했던 대표이사로 축구계의 대표적인 ‘야인(野人)’으로 꼽히는 신문선 교수를 택했으니 이것 역시 예상치 못했던 수였다. 자연스레 낯선 조합의 행보 그리고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시선을 향해 신문선 대표이사는 거리낌 없이 장담했다. 심사숙고했으며, 그 끝에 사명감을 가지고 도전했으니,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 잘라 말했다.
대중들에게는 그저 ‘골이에요!’라는 외침으로 익숙한 해설자겠지만 그는 “나는 축구전문가이자 축구행정가이고, 말과 글로서 축구계를 짚었던 언론인이자 대기업에서 경영을 공부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준비된 토대를 바탕으로 신문선 대표는 궁극적인 ‘골(목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향점은 명확했다. 가깝게는 시도민구단의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이고 나아가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키우는 것이었다.
↑ 대중들에게 유명 해설가로 익숙한 신문선 대표이사가 성남 시민구단의 선장이 됐다. 그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궁극의 골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 김재현 기자 |
신문선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이재명 시장님께 먼저 당부했다. 난 정치적으로 자유로워야한다고. 이에 구단의 주인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들이라고 화답했다. 대표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정치적으로 절대 자유로울 것임을 약속한다. 그저 성남시민과 시민구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그는 취임식 이후 “정치적인 외압이 인사나 예산 운영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되기 시작하면 시도민구단은 죽는다. 그것을 근절하기 위해 아예 공개석상에서 정치적 독립을 못 박은 것”이라면서 “구단주는 명목상 시장일 뿐이다. 시민구단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말로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내내 ‘주인=시민’을 강조한 것은 결국 경기장에 시민들이 찾는 것이 구단이 살 길임을 아는 까닭이다.
신문선 대표는 “성적은 둘째 문제다. 내년의 목표는 6~8위이다. 그보다 관중석을 채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열변을 토했다. K리그 최다우승(7회)에 빛나는 성남이지만 K리그 구단들을 통틀어 가장 관중동원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성남 홈구장을 찾은 전체 관중이 5만 여명에 그친다. 부끄러운 수준이다. 관중이 찾지 않으면 구단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정치적인 독립보다 훨씬 더 어려울 일이다. 성남의 홈구장은, 과거 성남일화가 K리그 정상을 달릴 때도 빈자리가 많았다. 하지만 신문선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내가 처음 축구해설을 시작했을 때, 시청률이 야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축구의 인기가 없었다. 그 격차를 내가 뒤집었다. 야구 해설가들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말로 ‘변화’를 장담했다.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문선 대표이사는 “아직 며칠 되지 않았으나 구단의 현실을 파악하다보니 더 심각한 수준임을 알았다. 절대로 낭만적인 생각을 가지고 일해서는 안 될 수준이다”라면서 “프런트 전체가 앉아서 고민하지 않겠다. 뛰겠다. 한국축구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나부터 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분명 외풍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축구계의 중
신문선 대표이사의 임기는 불과 1년이다. 시간도 없고 돌아갈 길도 없다. 호탕하게 ‘골이에요’를 외치던 그가 궁극의 골에 도달할 수 있을지. ‘시민 속으로’를 천명한 성남 시민프로축구단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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