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피겨 여왕’의 품격이었다. 김연아(24)가 새롭게 선보인 의상은 그녀의 예술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여왕의 품격에 걸맞는 드레스였다.
김연아는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시니어 프리 스케이팅에서 새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 김연아는 5일 국내 마지막 무대이자 소치 동계올림픽의 최종 리허설이었던 남녀전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고양)=옥영화 기자 |
이전 대회에서 김연아는 애절한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검정 드레스를 입었다. 전체적으로 비즈로 장식해 아름다움을 더했으나 감정전달에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김연아는 “처음 디자인 하고 만들었을 때와 달리 현장에서 그 느낌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연아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한 최종 모의고사이자 국내 마지막 무대였던 피겨종합선수권대회에서 새로운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침묵의 검정색 드레스에 보라색을 가미해 그리운 감정을 끌어올렸다.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왼쪽 어깨부터 가슴까지 파인 디자인으로 섹시함을 더했으며 반짝이는 비즈로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투톤 드레스를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원톤 트레스만 고수했던 김연아의 도전정신이 담겨 있었다. ‘피겨전설’ 카트리나 비트(독일)가 1984년 캘거리올림픽에 이어 1988년 사라예보올림픽에서 2연패를 차지했을 때 입었던 의상과 비슷하다.
이때 카트리나는 강렬한 탱고곡 ‘카르멘’에 맞춰 대중을 압도하는 연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그녀의 무대를 더 화려하게 빛냈던 건 의상이었다. 카트리나는 정열적인 붉은색 플라밍고 드레스에 검정색으로 포인트를 줘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피겨선수들의 의상은 예술성을 한 층 더 고조시키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 전 드레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아사다 마오(일본) 역시 밴쿠버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를 의식해 파랑색 의상으로 교체했다는 여론도 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합계 227.86점(쇼트 프로그램 80.60점, 프리 스케이팅 147.28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고별전에서 환상의 무대를 선사한 김연아는 앞으로 소치올림픽을 향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연아가 카트리나의 기를 받아 새로운 전설로 떠오를지 피겨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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