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LA)김재호 특파원] 홍명보 감독과 국가대표팀은 미국에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는 네덜란드에 있다. 홍명보 감독과 대표팀에게 남은 숙제는 박지성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다.
▲ LA 입성 직후 따라다닌 ‘박지성의 그림자’
홍명보 감독은 LA에서 계속해서 박지성의 그림자에 시달렸다. 그 시작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홍 감독과 대표팀이 상파울루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그 시간, 국내 한 매체는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 홍명보 감독은 왜 대표팀 은퇴를 공식 선언한 박지성의 이름을 언급한 것일까. 사진= 조미예 특파원 |
▲ 사라지지 않은 불편함, 감독의 해명으로 이어져
이후 박지성에 관련된 질문은 사라졌다. 그러나 불편한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월드컵으로 가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축구협회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박지성에 관련된 질문을 지양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선수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이호는 “(박)지성이 형은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있으면 플러스가 될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지만, 염기훈은 “우리도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 지성이 형이 오지 않는다고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박지성은 이미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더 이상 그의 그림자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 사진= MK스포츠 DB |
▲ 박지성의 그림자, 직접 걷어내라
해명은 했지만, 개운한 맛은 아니다.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대표 은퇴까지 선언한 선수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은 홍명보 감독 자신이었다. 대표팀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이미 합의된 선수에 대해 이후 복귀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지성의 은퇴를 번복시켜야 할 정도라면 대표팀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거나, 혹은 박지성이 현 소속팀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어야하는데 두 가지 모두 아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감독 스스로 팀 운영의 실패를 인정한 꼴이 된다.
결국, 박지성 복귀 논란은 홍명보 감독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홍 감독이 이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남은 과제는 이제 분명하다. 홍명보 감독은 2월 2일 미국전이 끝나는 대로 유럽행 비행기표를 마련, 네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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