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창용불패’ 임창용(38)의 메이저리그 재진입은 가능할까. 시카고 컵스의 2014시즌 예상 로스터를 통해 향후 가능성과 경쟁구도를 살펴봤다.
임창용은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컵스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위한 경쟁에 들어간다. 일단 보장된 것은 없다. 25인 로스터 중 할당된 자리는 12~13명 내외인데 그 중 구원투수에게는 7자리 정도가 배정된다. 임창용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구원투수 7인에 들어에 들어야 메이저리그 재진입이 가능한 셈이다.
신분상으로는 보호막이 없다. 임창용은 2012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던 당시 계약 기간 2년 최대 500만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에이전트사인 스포츠인텔리전스의 김동욱 대표에 따르면 잔여 해당 계약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진다. 비공식적으로 스프링캠프에도 초대됐다. 그렇지만 엄연히 말해 현재임창용의 신분은 마이너리거다. 올해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을 위해서 다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형국인 것이다.
↑ 임창용이 치열한 메이저리그 승격 경쟁을 앞두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경쟁 환경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던 컵스는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4.04로 전체 25위에 그쳤다. 오프시즌 동안 특별한 보강을 하지 못해 확실한 추가 전력 요소도 많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 불안했던 주전 마무리 투수 케빈 그렉을 FA시장에서 떠나보냈다. 올해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결정해야 한다.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 투수는 없지만 일단 숫자는 많기에 무조건적으로 임창용에게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그렉 외에 지난 시즌 활약했던 구원투수는 우완 블레이크 파커, 페드로 스트롭, 카를로스 빌라누에바, 좌완 제임스 러셀, 헥터 론돈, 우완 마이클 보든, 좌완 웨슬리 라이트 등이다.
올해 확실하게 자리가 보장된 투수는 지난해 9월 임시 마무리로도 뛰었던 페드로 스트롭(37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2.83)과 베테랑 우완 호세 베라스 정도. 스트롭은 셋업맨 혹은 마무리를 맡을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호세 베라스 역시 자리가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 이들 2명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추가로 지난해 그나마 기여도가 높았던 빌라누에바, 파커, 론돈, 러셀 4인은 올해도 컵스 불펜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28⅔이닝을 소화한 빌라누에바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불펜에서 활용도가 높다. 선발로도 뛸 수 있는 후보. 파커, 론돈, 러셀 3인은 지난해 도합 153⅔이닝을 책임졌다.
이외에도 남은 1~2자리를 두고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컵스와 1년 142만5000달러에 계약한 라이트는 좌완이라는 이점을 내세워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승격을 노려볼만한 유망주들도 꽤 있는 편이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영입한 후지카와 규지는 여름정도에 합류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잠재적인 경쟁자다.
지난해 컵스의 40인 로스터에는 10명의 구원투수가 있었다. 임창용은 그 중 1명이었다. 올해 경쟁 구도는 그 수준에서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더 줄지는 않을 전망이다.
추가 변수는 컵스가 여전히 리빌딩에 있는 팀이라는 것이다. 유망주들은 그런면에서 임창용보다 메이저리그 진입이 유리하다. 임창용의 입장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승격의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스프링캠프에서 스트롭과 베라스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구원투수들과 경쟁해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 메이저리그 재진입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임창용이 일본 시절의 구위를 회복해,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메이저리그 재진입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임창용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자신의 뱀직구를 뿌릴 수 있을까.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와 연습-시범 경기가 임창용의 올 시즌 거취를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one@maekyung.com]
<인기 기사>
◆ 이상화는 '체중공개', 김연아는 '극비?'
◆ 스프링캠프 임박, 윤석민 ML행 왜 늦어지나
◆ 홍명보-박주영의 동행, 그 최종 행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