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역주였다. 한국의 두 번째 금맥을 다시 뚫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서 쇼트트랙 종목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빛 질주였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막내이자 에이스인 심석희(17·세화여고)의 막판 스퍼트는 국민들이 그간 역대 쇼트트랙 경기서 우리가 익히 봤던 최고의 기량, 투지와 ‘클래스’가 녹아있었다. 온 국민의 속도 시원하게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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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감동적인 역주로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었다. 박승희, 심석희, 공상정,김아랑, 조해리 5명의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18일 오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감격에 젖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기대만큼 부담도 컸을 법 했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의 금메달 낭보를 추가했다. 지난 12일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일주일 만. 이날 경기 전까지 종합 17위였던 한국은 두 계단 뛰어 올라 15위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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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희, 심석희, 공상정,김아랑, 조해리 5명의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18일 오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서 우승한 이후 시상식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온 국민의 기대를, 그보다 더 간절했을 선수들이 빙상장 위에서의 스스로의 역주로 이뤄냈다.이처럼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은 감동으로 쓴 드라마였다.
4년 전 아픔을 경험했던 조해리와 박승희는 빙판 위에서 이를 악물었다. 신예 김아랑과 심석희는 모두의 염원을 어깨에 짊어지고 죽을 힘을 다해 스케이트를 밀었다. 경기 막바지 중국에게 선두를 내주며 4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은메달도 충분히 값진 성적. 하지만 그간의 노력과 땀, 흘린 눈물을 생각하면 아쉬웠다. 모두가 숨죽였던 그 때, 심석희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튀어나왔다. 아웃코스를 선택해 압도적인 속도로 인코스로 치고 들어오며 중국의 리안드루를 앞질렀다. 그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원치 않았던 예상하지 못했던 쇼트트랙을 향한 여러 비난과 냉소, 다사다난했고 아쉬움이 남았던 지난 레이스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금메달을 당연시여기는 이들의 기대라는 이름의 부담감과 싸웠다. 세계정상을 되찾겠다는 의무를 짊어지고 훌륭한 역주를 펼쳐낸 ‘태극낭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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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율의 마지막 순간. 심석희가 18일 오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서 중국을 추월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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