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시즌 시작을 알리는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와의 ACL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기자회견에서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면서 “한 4주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공격의 핵 데얀, 컨트롤타워 하대성, 후방의 팔방미인 아디가 빠졌고 아직 잔류와 이적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몰리나까지 감안한다면 주축 멤버들이 대거 빠졌으니 당장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변화가 불가피했던 서울이다. 최용수 감독은 포메이션의 변화도 도모했다. 포백 대신 스리백을 중심으로 전형을 다시 갖췄다. 데얀이라는 확실한 한방을 지닌 킬러가 사라지면서 짜임새를 바탕으로 한 슈팅과 공격루트의 다변화는 필수였다. 그것이 자리 잡기까지는 당연히 시간이 필요했고, 첫 경기 전반만 봤을 땐 그 시간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달라졌고 한 ‘장면’과 함께 자신감을 챙기며 궁극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 전반만 봤을 땐 시간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울은 후반 들어 달라졌고 한 ‘장면’과 함께 자신감을 챙기며 궁극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사진(서울 상암)= 한희재 기자 |
전반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중앙미드필더 이상협은 캡틴 하대성을 그립게 했다. 에스쿠데로와 윤일록 그리고 그 밑을 받치는 고요한이 부지런하게 움직였던 전방도 데얀과 몰리나의 무게감에는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김치우와 차두리라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좌우 풀백의 가담도 도드라지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과 벤치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답답하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오스마르의 골이 터지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최용수 감독의 조심스러운 출사표가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경기 전날 최용수 감독은 “센트럴코스트와의 경기에서 내가 생각하는 100%를 원하지 않는다. 절반의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만족한다. 부담을 떨치고 편안하게 임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시즌 첫 경기라는 부담도 적잖이 작용했을 경기다. 따라서 당장 왈가왈부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틀을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김치우 에스쿠데로 윤일록이 만든 합작품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서울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반에 비해 활발해졌다. 어느 정도 몸이 풀린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터진 추가골을 기름을 부었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김치우가 왼발로 올린 땅볼 크로스를 에스쿠데로가 흘려주자 윤일록이 그대로 달려들면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약속된 플레이다. 올 시즌 FC서울이 지향할 단적인 장면이 나왔다고 볼 수 있는 득점 장면이다.
이제 하대성이나 몰리나의 ‘킬 패스’를 그리 많이 기대하기 어렵다. 데얀이라는 천부적 골잡이가 어떻게든 결정을 짓던 모습도 자주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약속된 움직임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하는데, 센트럴코스트전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다.
추가골 이후 서울 선수들의 움직임은 한결 편안해졌다. 중반 이후로는 크게 몰아세웠다. 센트럴코스트의 공격력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아 수비적인 안정감까지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무난한 첫 경기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15분 이상협을 빼고 경남FC에서 새로 영입한 강승조를 투입했다. 종료 5분여를 남기고는 새로운 공격수 하파엘도 투입했다. 실험을 위한 시간을 쓸 수 있었다는 것도 반가운 대목이다.
만약 1-0으로 경기가 끝났거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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