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최대 고민은 마운드였다. 기대했던 투수들이 좀처럼 기량을 끌어올리지 못해 절박했을 때 팀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조상우(20)-한현희(21)-손승락(32)으로 이어지는 승리조는 물론, 겨우내 칼을 간 마정길(35) 박성훈(32)이 합류해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 마정길과 박성훈은 2014시즌 넥센의 마운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허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마정길과 박성훈은 지난 시즌 빛을 보지 못했다. 마정길은 29경기에 등판해 4승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9, 박성훈은 50경기에서 2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5.06으로 다소 부진했다. 프로 데뷔 10년차를 웃도는 입장이기에 어느 누구보다 확실한 보직 배정이 간절했다.
결과는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그대로 보여졌다. 노력은 그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마정길은 4경기 동안 14타자를 상대하며 2볼넷만을 허용했을 뿐 단 한 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성훈 역시 4차례 등판해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하며 1승을 챙겼다.
두둑한 배짱이 생기니 위기에서 노련함이 살아났다. 마정길은 지난 11일 목동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3회초 무사 주자 만루에 등판해 이범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나지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던졌지만, 다시 찾은 1사 만루상황에서 브렛 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김주형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안치홍을 좌익수 뜬공-차일목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자신감이 생기니 승리의 기운도 따라왔다. 박성훈은 14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팀이 3-5로 뒤진 4회초 1사 2,3루에 나가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당시 4,5회에 타자들이 역전을 성공시켜 박성훈이 승리투수가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마정길의 올해 시작이 좋다. 마정길은 롱릴리프는 아니지만, 중간에 나가 2~3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라며 “불펜투수 중 마정길이 제일 길게 던질 수 있다. 여기에 이정훈과 김영민까지 있다”며 든든해했다.
송신영은 박성훈에 대해 “정말 좋아졌다. 이대로만 유지한다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염 감독 역시 “강윤구-이정훈-한현희-송신
넥센의 타선은 리그를 대표할만큼 강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투수들이 난조를 겪으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때문에 지난 스프링캠프 동안 타자보다 투수조에 집중했다. 그 결과, 투수들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그들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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