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첫 세이브 공은 부모님께”

[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일본에서도 끝판대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최고 153km의 돌직구를 앞세워 일본 공식 데뷔 무대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잘 지키며 자신의 일본 첫 세이브도 챙겼다.

↑ "한신 수호신" 오승환이 29일 일본 도쿄 됴쿄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9회말 등판해 일본 데뷔전 무대를 가졌다. 경기 종료 후 오승환이 첫 세이브 성공시킨 공을 간직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이날 오승환은 32개의 공을 던져 다소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일본 공식 첫 등판이라는 중압감이 작용했을 법했지만 그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며 침착하게 말했다. 첫 타자 아베 신노스케를 초구 3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그는 후속타자 호세 로페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야노 겐지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 아웃카운트를 2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하시모토 이타루와의 대결에서 투구수가 늘며 고생했다. 하시모토는 오승환의 공을 계속 커트하면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국 폭투가 나오며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기도 했지만 오승환은 15구만에 하시모토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의 대미를 장식했다.
경기 후 오승환은 “투구수가 늘어서 힘들다거나 당황하지는 않았다”며 “첫 세이브라는 기쁨보다 팀 첫 승에 기여해 더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에 응원하러 오신 부모님께 이날 세이브 공을 선물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승환의 아버지 오병옥(62)씨와 어머니 김형덕(58)씨는 아들을 직접 보기 위해 지난 27일 서울에서 넘어왔다. 오승환은 한국에서도 특별한 경기에 부모님을 모시곤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직접 보는 앞에서 성공적인 일본 무대 데뷔를 한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