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가장 잘나가던 팀이 갑자기 가장 불안한 위치에 놓였다. 시즌을 앞두고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뒤 신바람을 내던 조민국 감독이 위기에 봉착했다. 프로팀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 첫 고비가 될 중요한 분수령이다.
울산이 22일 오후 7시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육상경기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ACL H조 최종전을 치른다. 5차전까지 2승1무2패 승점 7점을 거두고 있는 울산은 무조건 승리해야하는 경기다. 울산은 현재 조 3위에 머물고 있으며 웨스턴 시드니와 가와사키가 나란히 승점 9점으로 1, 2위다. 원정이지만,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면 대회를 중도하차해야한다. 초반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 됐다.
↑ 신바람을 내던 조민국 감독의 울산이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조 감독의 지도력이 실험대 위에 올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1.5군으로 떠났던 4월1일 귀저우 원정에서 1-3으로 패했을 때만해도 쉬어가는 페이지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경기로 기대했던 웨스턴시드니와의 홈경기에서 충격적인 0-2로 패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대회에 참가하는 K리그 클럽들 중 가장 먼저 토너먼트에 오를 것이라던 팀이 가장 불안해졌다. 찾아온 위기와 함께 조민국 감독의 지도력이 실험대에 올랐다.
지도자 경력 자체는 적지 않은 지도자다. 고려대와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이끌며 각각 대학무대와 내셔널리그를 평정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프로팀은 처음이라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아마추어든 프로든 어차피 축구는 똑같다고 생각한다”는 출사표와 함께 승승장구하면서 불안한 시선을 물리쳐냈다. 무난한 합격 정도가 아니라 당당한 합격이었다.
조민국 감독은 3월 한 달 간 열린 K리그 클래식에서 4승1패(승률 80%)의 성적으로 울산을 리그 선두에 올려놓았다. 홈에서 열린 3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언급했듯 ACL에서도 순항하면서 프로팀 감독으로서의 첫 걸음을 순탄하게 뗐다. 프로축구연맹은 조민국 감독을 3월 ‘이달의 감독’에 선정했다. 데뷔와 함께 중심에 있던 조 감독이다. 그런데 시나브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프로무대를 손쉽게 생각하진 않았겠으나 뒤늦게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지금 상황은 분명 위기다. 3월에 펄펄 날던 울산은 4월 들어 정규리그와 ACL을 합쳐 6경기 동안 2무4패, 무승이다. 강력한 화력을 선보이던 팀은 갑자기 1골을 넣기가 어려운 답답한 팀이 됐다. 두 대회를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소진됐는데 잇따른 패배로 기운까지 떨어졌다. 선수들도 감독도 조급함이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이런 흐름이 ACL 조기탈락으로 이어진다면, 한동안 여파는 더 클 수 있다.
흔히 “힘들 때 가장 큰 보약은 승리”라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 울산에게 필요한 것은 가와사키전 승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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