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1위 넥센 히어로즈, 2위 NC 다이노스.
30일 현재 2014 프로야구 순위표 가장 위쪽에 있는 두 팀이다. 마이너의 반란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아홉 번째 심장’ NC는 1군 무대에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두 팀은 전통의 강호들을 제치고 1,2위를 마크하고 있다.
↑ 염경엽 넥센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이 2013년 2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연습경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동안 무명이었던 선수들이 필승조로 자리 잡으며 힘을 보탠 덕분이다.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은 NC가 마지막 팀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런 절실함이 마이너의 반란을 현실화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선수들의 절실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06년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된 원종현은 2014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원종현은 13경기에 출전해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마크하고 있다.
원종현은 2011년 말에 NC에 입단해 많은 변화를 거쳤다. 오버 스로우였던 원종현은 최일언 NC 투수 코치의 조언에 따라 스리쿼터 투수로 변신했다. 최 코치는 “보통은 투수가 팔을 올렸을 때 구속이 올라간다. 내린 후 구속이 올라가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입단 테스트를 받을 때만 해도 최고 구속 143km에 그쳤던 원종현은 현재 150km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벼랑 끝에 선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좌완 홍성용은 2005년 LG에 지명된 후 프로 무대에 서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방출 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한 홍성용은 올 시즌 3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올 시즌 6세이브를 기록 중인 마무리 투수 김진성도 프로에서 두 번이나 방출을 경험했지만 NC에서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 선수들은 마운드 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준 팀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자신보다 팀을 위하는 마음이 강하다. 이는 팀 전체의 분위기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최일언 코치는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은 다 같이 똘똘 뭉치는 것이다. 팀을 위한 마음이 없으면 2군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1위 넥센 선수단 역시 2013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을 넘어 더 큰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쳐있다.
특히 시즌 초반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비니 로티노의 활약이 눈에 띈다. 로티노는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 1홈런 10타점 득점권타율 4할5푼을 마크 중이다. 로티노는 외야뿐만 아니라 포수 마스크까지 쓰며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로티노가 부진할 때도 지속적인 신뢰를 보냈다. 로티노는 점차 한국야구에 적응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
넥센과 NC 모두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하나 둘 늘면서 팀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런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기에 마이너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었다.
[ball@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