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km짜리 강속구가 판치는 프로야구에 130km를 겨우 넘는 공으로 마운드를 평정하는 투수가 있습니다.
제구력을 키워 속도의 한계를 극복한 두산 유희관 선수. 꿈나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신저입니다.
김동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유희관의 느린 변화구에 강타자 박정권이 크게 헛스윙합니다.
시속 100km 살짝 넘는 커브에 홀린 정상호는 130km짜리 직구에도 꼼짝없이 당합니다.
각도 큰 변화구와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SK 타선을 7회까지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은 유희관은 두산의 10대1,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5위.
느린 구속 때문에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가 철저한 자기 개발로 국내 최고 투수 자리에 오른 겁니다.
이제 평범한 선수들의 꿈과 희망이 된 유희관.
'MBN 꿈나무 후원 프로젝트'의 4월 투수 MVP로 받은 상금을 자신의 닮은꼴인 쌍둥이 후배에게 선물하고, 자신만의 변화구 그립과 노하우를 전수했습니다.
▶ 인터뷰 : 유희관 / 두산 투수
- "사람은 누구든 단점이 있는데, 단점이라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오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으니까."
일란성 쌍둥이인 장충고 3학년 박명수·박승수 형제는 강속구를 갖진 못했지만 함께 유희관을 보며 한국 프로야구 첫 쌍둥이 투수의 꿈을 키웁니다.
▶ 인터뷰 : 박명수 / 장충고 3학년
- "저도 공이 빠르지 않아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이든 야구든,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