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아직 여름도 가을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삼성 라이온즈의 비정상적(?)인 11연승 독주에 8개 구단이 떨고 있다. 삼성을 만나는 팀은 그라운드에 나서기 전부터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강 마운드에 겁먹고, 쉴 틈 없는 타선에 공포심을 느낀다.
삼성은 올 시즌 42경기를 치른 26일 현재 28승13패1무로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한 달은 무적의 성적이다. 최근 30경기서 5-6-11연승을 달리며 24승5패1무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삼성의 상승세는 투‧타의 완벽한 조화로 귀결된다.
↑ 삼성 라이온즈를 공포의 대상으로 떨게 만든 6번타자 이승엽. 사진=한희재 기자 |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은 마운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나선다. 극강의 불펜을 보유한 삼성을 넘기 위해 선발진을 공략한다. 7회 이전에 이기고 있지 않으면 그날 경기는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을 만나는 팀들은 마운드가 아닌 다른 공포심에 떨어야 한다. 1~9번까지 쉴 틈 없는 타선의 폭발력이다. 지난 25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 3회 나온 8타자 연속 안타 기록이 입증한다. 삼성은 3회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삼성이 두려운 이유는 똑딱이 타선과 한 방의 접목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와 박한이가 테이블을 차린다. 때론 하위타선인 정형식-이지영-김상수가 테이블세터로 역할을 바꾸기도 한다. 사실상 상‧하위 타선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특히 삼성이 더 무서운 이유는 중심타선의 존재감이다. 3~5번 중심타선을 넘으면 6번이 기다리고 있다. 채태인-박석민-최형우-이승엽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클린업트리오 확장 타순이다.
채태인이 잠재적 폭발력을 품고 있는 가운데 11연승 동안 4~6번으로 나선 최형우-박석민-이승엽은 3할5푼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며 17홈런 34타점을 합작했다. 피해갈 수도, 거를 수도 없는 공포의 대상들이다.
흔히 야구에서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고 한다. 그래서 삼성이 무섭다. 주전과 백업, 상‧하위 타선의 영향이 가장 적다. 또 방망이가 침묵하면 꺼내들 막강한 마운드가 준
삼성은 슬로우스타터로 지난 3년을 평정했다. 아직 86경기가 남아 있다. 상승 그래프가 예년과 달리 빠르다.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렸던 팀들이 크게 흔들리며 혼돈의 시즌을 맞고 있다. 그래서 삼성의 독주 체제가 더 무섭다. 이제야 여름을 맞이하는 삼성의 역사적인 통합우승 4연패를 향한 봄기운이 만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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