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제는 일본 무대 평정이다. 일본 진출 첫해부터 완벽하게 적응하며 순항 중인 ‘고시엔 끝판왕’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시즌 13세이브째를 추가하며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단독 선두 질주에 나섰다.
오승환은 2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교류전에서 9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이구치 다다히토를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했고 사부로와의 대결에서는 자신의 일본 최고 구속인 154km의 돌직구를 뿌리며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어 네모토 ??이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마에 도시아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끝판’을 장식했다.
↑ 사진=MK스포츠 DB
이날 세이브와 함께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33에서 1.27로 내려갔다. 하지만 가장 의미 있던 사실은 한신의 젊은 에이스 후지나미 신타로가 이날 오승환의 세이브로 오랜만에 승리를 챙긴 것이었다. 8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후지나미는 결국 9회 마운드를 오승환에게 넘겼다. 나카니시 기요오키 투수코치도 후지나미의 완봉을 생각했지만 “우리팀에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있다”며 오승환에게 경기를 마무리 짓게 했다. 물론 후지나미의 구위가 경기 종반으로 갈수록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리는 장면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경기 후 오승환은 “팀의 완봉승이 걸려있었고 후지나미가 잘 던진 경기라 무조건 막자는 생각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의 페이스는 최고조다. 한신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26일) 경기가 우천취소되자 오승환은 “4이닝도 던질 수 있는 경기”라며 원망스
럽게 하늘을 쳐다봤다고 한다. 1이닝 이상 투구를 펼친 경기는 한 차례(13일 히로시마전)뿐이지만 오승환의 공에는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물론 오승환은 여전히 “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자세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8일 ‘돌부처의 전설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오승환의 행보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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