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쿠이아바) 이상철 기자] 예상대로 1골 싸움이었다. 한국이나 러시아나 1골을 넣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그만큼 상대 수비를 허무는 게 쉽지 않았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장점이었던 두 팀이었고, 그 장점도 러시아보다 한국이 우세였다.
러시아 입장에선 예상 외였을 것이다. 경기 초반 러시아는 흔들렸다. 한국에게 주도권을 빼앗겼고 이렇다 할 공격도 펼치지 못했다.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승리는 기본으로 ‘갖고 놀겠다’라는 식으로 뻔뻔하게 대했던 러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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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전사의 투지에 러시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있던 한국은 행동으로도 보여줬다. 사진(브라질 쿠아이바)=김영구 기자 |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태클 하나는 자신 있다는 한국영은 그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확하게 볼만 건드리는 태클로 러시아의 공격을 차단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도 돋보였다.
자연스레 중앙이 차단되니 측면을 찾았고 이마저도 막히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중거리 슈팅 외에는 마땅한 공격 경로를 만들지 못했다.
카펠로 감독은 중거리 슈팅만 난사하는 등 부진한 전반 45분에 대해 지나치게 경직된 제자들 때문이라고 했다. 좀 더 여유를 갖고 평소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두 다 홍명보 감독의 철저한 계산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에 대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선수는 물론 감독의 스타일까지 파악해 대비했다”라며 “러시아는 중원에서 순간적으로 압박하는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볼을 뺏으면 곧바로 역습을 전개하는데 그게 러시아의 가장 강한 공격 패턴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안전하게 플레이를 하자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게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한국은 러시아를 꽁꽁 묶었다. 후반 28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의 교체라는 뜻 하지 않은 변수 때문에 1분 뒤 한 차례 뚫렸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러시아는 경기 막바지 거센 공세를 퍼부었고,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역전도 가능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거미손에 번번이 막혔으며, 정신력으로 버틴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러시아의 공격 패턴은 완벽하게 읽혔다.
한국은 그 동안 러시아전에 사활을 걸고 면밀한 분석과 함께 그에 맞는 맞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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