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의 막내 손흥민(레버쿠젠)이 고개를 숙였다. 눈물도 왈칵 쏟아냈다. 알제리전 패배 후 믹스트존을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는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는지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23일 오전(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H조 알제리전, 손흥민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월드컵 첫 골을 터뜨렸지만 한국은 대량 실점을 하며 패했다. 그리고 16강 진출 가능성도 매우 낮아졌다.
알제리가 잘 했지만 한국이 못한 경기였다. 전반 45분 동안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해 3실점을 하며 끌려갔다. 사실상 승부는 45분 만에 기울었다.
↑ 손흥민은 알제리전을 마친 후 눈물을 흘렸다. 진한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사진(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김영구 기자 |
경기 초반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면서 흐름을 빼앗긴 게 컸다고 평했다. 손흥민은 “집중력이 좋지 않아 알제리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게 해줬다. 후반 같이 전반에도 적극적으로 붙었다면 분명 알제리도 고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월드컵 첫 골을 넣었다. 0-3으로 뒤진 후반 5분 벼락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 골이었고 알제리전 대패의 위안거리였다.
손흥민은 “내가 첫 골을 넣은 게 중요하지 않다. 그 기쁨보다 팀이 크게 진 게 가슴 아프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은 골 득실차에서 러시아에 뒤져 H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건 아니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1골차로 이기고, 한국이 벨기에를 2골차로 이기면 16
손흥민은 “벨기에전까지 남은 3일 동안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 다들 잘 인지하고 있다. 벨기에는 분명 강팀이다. 하지만 알제리가 우리를 상대로 많은 골을 넣었듯 우리도 알제리전의 후반 같은 플레이한다면 할 수 있다. 16강행 가능성은 분명 있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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