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드디어 약속의 7월. “새 출발하겠다”는 9개팀 벤치의 각오와 함께 2014프로야구가 전반기 막판 스퍼트 구간에 돌입했다.
7월17일 시작되는 올스타브레이크까지 남은 경기일은 14일. 또 어떤 전력 부침의 변수가 생길지 모를 후반기에 대한 장담은 일단 삼키고, 각팀은 전반기 남은 레이스에서 부지런히 승수를 벌어야 한다.
삼성이 78승 이상 달려줄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시즌, 4강 진출을 위해 필요한 승수는 70승정도. 누구에게 얼만큼 남았을까.
‘신의 선물 14일’로 만들어 줄 각팀의 ‘해피’ 승수를 계산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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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의 "선두 안정권" 삼성은 남은 레이스에서 5할 승률만 지켜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위한 75승을 채운다. 사진=MK스포츠 DB |
숨길 것도 없다. 삼성은 4강이 목표가 아니다.
정규시즌 우승에 필요한 승수는 대충 75승. 팀당 126~128경기를 치렀던 역대 시즌에서 75승이면 틀림없이 1위를 확보했다.
브레이크까지 남은 11게임을 모두 치른다면, 삼성은 후반기 50경기를 남긴다. 반타작 승률만 해도 25승. 6월까지 이미 44승을 채운 삼성이 1위 안정권을 위해 ‘14일간’ 필요한 승수는 6승(11게임)인 셈. 사실 두세게임 더 져도 된다. 후반기에 5할보다 두세게임 더 이기면 되니까.
팀타율, 평균자책점, 득점, 홈런, 퀄리티스타트에서 두루 2위에 올라있는 ‘팔방미인’ 전력의 삼성은 한두 부문의 분전에 기대는 성적이 아니라서 1위 레이스가 탄탄해 보인다.
NC는 6월 마지막주에 시즌 첫 4연패를 맛봤지만 전반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기대 이상의 팀임에는 변함이 없다. 후반기 5할 승부면 얼추 25승을 보태는 NC는 전반기 남은 11게임서 6승5패하면, 리그 진입 두 번째 시즌만에 4강 진출 안정권에 들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남들은 쉽게 강팀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4강이 목표인 막내팀일 뿐”이라면서 2위를 달리는 내내 신중함을 지켰다. 4연패 중 맞게 된 7월의 시험대. 다행이라면, 남은 상대 4팀 중 상승세 강팀은 넥센 뿐이다.
▶넥센-롯데-두산(14경기 8승6패)
총력의 14일간, 14게임을 숨차게 뛰어야 하는 3위 넥센과 4위 롯데는 6월의 마지막주를 각각 4승2패, 5연승의 거센 상승세로 돌파한 것도 닮았다. 공교롭게도 두팀은 14일간의 처음과 마지막 ‘빅뱅’ 맞상대. 두팀간 5경기가 물려있다.
넥센은 6월 막판 승수관리에 성공하면서 한결 계산이 편해졌다. 덕분에 릴리프 조상우를 채근하기보다, 다음 주말쯤 2군 점검 등판을 거쳐 빨라도 7월 둘째주 콜업으로 느긋한 일정을 잡았다. 후반기 45게임 5할 레이스를 목표로 남기려면 넥센은 전반기 47승을 따내야 한다. 남은 14게임서 8승(6패)이면 미션 클리어.
롯데는 남은 14경기중 8게임이 넥센과 삼성전이다. 투타가 고루 힘을 내고 있는 상승세의 롯데지만, 8승(6패)이면 만족할 만하다. 대신 후반기 48게임에서 27승 이상(승률 0.563)을 거둔다는 목표를 남기게 된다. 8승 초과 승수만큼, 후반기 숨쉴 여유를 확보한다.
하필 투타가 힘빠진 시기에 14경기를 악착같이 달려야 하는 두산.
송일수 감독은 “후반기를 기약하기 위해선 올스타브레이크 이전에 승률 5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표를 세웠다. 8승(6패)을 따내야 5할을 채운다. 그런데 정말 이 정도로 될까. 후반기 46경기서 승률 6할을 너끈히 넘겨야 ‘4강권 승수’ 70승까지 갈 수 있다.
14경기중 리그 1, 2위 삼성, NC와 5게임이 있다. 남들에겐 강팀이지만, 두산은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는 것에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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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29일 잠실 두산전 승리로 2위 NC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두산과 같은 계산을 하는 KIA. 일단 전반기 승률 5할을 맞추고 후반기의 반격을 노려야 한다. 남은 상대팀에 넥센, 롯데가 끼어있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올시즌 6승3패로 강한 두산도 만난다.
12경기서 8승을 하면 전반기 5할. 이후 70승을 위해 필요한 후반기 승률은 6할3푼(29승17패)이다. 고지가 어마어마하게 높아 보이지만, 역전의 레이스란 당연히 가시밭길. 모처럼 재정비한 선발 마운드에 꿈을 실어본다.
▶SK(14경기 8승)-LG(11경기 8승)-한화(11경기 5승)
현실적으로 자력 4강이 틀어진 SK와 LG가 붙잡을 시나리오는 삼성의 독주 레이스. 리그 선두 삼성이 80승 이상을 쾌속 질주하면서 4강권 커트라인이 65승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것이 기적을 꿈꿀 수 있는 최소한의 밑그림이다. 65승까지 가기도 쉽지는 않다. 그나마 현실적인 후반기 목표를 남기려면, SK는 남은 14경기중 8승, LG는 11경기중 8승은 필요하다.
최하위 한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계산할 때다. 이미 4강보다는 ‘의미있는 승수’가 중요해진 상황. 승률 4할을 넘겨줄 51승이 최우선적으로 달성해야할 목표다.
각팀이 남김없이 쏟아부울 14일간의 레이스, 너나없이 한화전에선 악착같은 승수쌓기를 벼른다. 갈길 먼 꼴찌팀에겐 더욱 야속한 레이스가 될테지만, 꾸준히 터져주는 타선을 믿으면서 11경기 5승의 스퍼트를 내주면, 반격의 후반기 5할 레이스로 54승까지 ‘가시권’ 타깃이다. 한뼘 괜찮은 순위도 기대할 만한 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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