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마운드는 후반기 어떻게 달라질까.
8위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SK는 후반기 중대한 변화를 맞는다. 바로 외인 투수 로스 울프의 마무리 이동을 골자로 한 마운드의 재개편이다. 여러모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 울프 마무리 전환, SK 후반기 성패 달려있다
SK는 전반기까지 5.84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부문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98. 구원은 5.66을 기록했다.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전반기 단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로 나섰던 울프가 마무리로 이동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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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박희수는 없다. 박희수의 공백을 메울 로스 울프는 후반기 SK의 키플레이어다. 사진=MK스포츠 DB |
박희수가 8할1푼3리의 세이브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서 박정배는 7푼7리, 윤길현은 3할3푼3리에 그쳤다. 특히 박희수와 함께 16번으로 최다 세이브 기회를 가졌던 진해수는 단 1번도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고 3번의 블론세이브만을 기록했다. 활용면이나 안정감에서 박희수를 제외한 누구도 마무리로 쓸 수 없었던 SK다.
내심 대안으로 생각했던 박정배는 올해 어깨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윤길현과 진해수 역시 안정감이 떨어진다. 기대를 모았던 엄정욱은 아직 1군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서 구원투수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울프에게 지워진 짐이 상당하다.
결국 울프의 성공적인 마무리 전환은 SK의 입장에서 벼랑끝의 과제가 됐다. 이만수 SK와이번스 감독은 울프의 마무리 전환 의사를 드러내며 박희수의 회복이 상당히 늦음을 밝혔다. 사실상 후반기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의중도 넌지시 드러냈다.
여러모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SK는 전반기 LG, 한화와 함께 리그 공동 최다인 25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울프가 마무리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당장의 대안은 없다. 절박한 입장의 SK다. 이 감독 또한 “후반기 키 플레이어는 울프다. 울프가 마무리로 잘 막아준다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반기를 전망했다.
▲ 밴와트 합류, 선발 재개편 탄력 받을까
전반기 SK는 선발 복이 없었다. 선발승은 21승으로 리그 최소인 한화를 제외하면 가장 승수가 적었다. 김광현이 9승, 채병용이 6승으로 제 몫을 다 했을 뿐 퇴출된 조조 레이예스가 2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나머지 4승은 시즌 중 선발로 합류한 고효준과 박민호,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데뷔전을 치른 트래비스 밴와트, 그리고 울프의 1승이다.
사실상 김광현과 채병용만으로 꾸려왔던 선발진은 전반기 다소 변화가 생겼다. 바로 고효준, 박민호, 밴와트라는 변수. 고효준은 군제대 후 곧바로 SK에 합류해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성적은 7경기 평균자책점 11.81로 좋지 않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후반기 반등의 여지가 있어 꾸준히 선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인 언더핸드 투수 박민호는 4경기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하며 SK 마운드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백인식과 여건욱 등의 신예 선발 등이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젊은 피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데뷔전서 6이닝 7피안타(2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한 밴와트는 내용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SK 코칭스태프는 드러난 성적은 특출나지 않았지만 적응을 거치면 개선점이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반기 SK 선발진의 무게를 바꿀 가장 큰 변수는 밴와트다. 울프가 후반기 전체 키플레이어라면 밴와트는 단연 선발진의 키플레이어다.
전반기 17경기서 9승6패 평균자책점 3.49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친 김광현은 여러모로 눈부신 후반기가 예상된다. 올해를 마치고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터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거기에 컨디션도 2010년 이후 가장 좋다. 김광현이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는지 여부가 SK에게 가장 중요한 후반기 숙제일 수 있다.
채병용 역시 마찬가지다. 평균자책점은 6.11로 좋지 않지만 16회로 꾸준히 선발 자리를 지켰다. 공격적인 투구가 호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고민. 탄탄한 2~3선발을 구축할 책임과 기대가 분명히 있는 선수다.
새롭게 짜여진 김광현-채병용-밴와트-고효준-박민호의 선발 로테이션 외에 추가 합류는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전반기 불운의 부상을 당한 윤희상은 사실상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윤희상은 지난 4월 25일 롯데전 1회 말 상대 타자 김문호의 타구에 급소를 맞고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열흘 이후 복귀해 5월7일 삼성전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하지만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던 5월16일 한화전서 다시 1회 말 송광민의 타구에 오른손 손등을 맞아 새끼 손가락 중수골 접합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몇 달째 재활에
선수 본인은 이르면 9월 혹은 내년 복귀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로 기회를 줄만한 투수는 당장 백인식과 여건욱 정도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기회를 주고 있지만 전반기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결국 현재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길 기대해야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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