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외야수 맷 켐프가 반기를 들었다.
최근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긴 켐프는 자신의 에이전트인 데이브 스튜어트를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을 털어냈다. 스튜어트는 최근 ‘FOX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켐프가 매 경기 주전 중견수로 나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돈 매팅리 감독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좋게 말하면 출전 의지를 불태운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반기를 들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해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트레이드 요구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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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켐프가 주전 중견수를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트레이드 요구라 할 수 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그러나 “다저스든 어느 팀이든 나는 매일 같이 경기를 하고 싶다. 앉아서 지켜볼 수는 없다”며 “나는 중견수”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다저스 관계자에 따르면, 켐프는 처음 감독에게 좌익수 전환 통보를 받아들었을 때부터 이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결국 좌익수로 옮겼고,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그에 대한 불만은 사라지지 않은 것. 외야 수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전 중견수’ 자리를 안드레 이디어, 스캇 반 슬라이크에게 내준 것이 못마땅한 모습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매팅리 감독은 켐프 길들이기에 나섰다. 20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는 아예 켐프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상대 선발 조 켈리에 6타수 1안타로 약한 것이 문제였다. 켐프의 중견수 요구에 대해서도 “원하는 것은 뭐든 말할 수 있지만, 나는 그를 좌익수로 기용할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반 슬라이크는 수비만 놓고 보면 최고의 중견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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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켐프에게 주전 중견수는 자존심과 같았다. 그 자존심을 뺏긴 그는 내부적으로 불만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그러나 켐프의 부활이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오히려 더 해가 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부상 때문에 할 말이 없었던 그는 올해 줄어든 출전 기회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4명의 올스타급 외야수가 한 팀에 함께할 때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켐프는 다저스가 드래프트로 선발해 키운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팀에 귀한 존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한 명만 위할 수는 없다. 다저스가 그를 트레이드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5년간 1억 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은 것은 부담스럽지만, 다저스가 이에 대한 책임을 일부 진다고 하면 장타 능력이 있는 중견수를 마다할 팀은 없다. 중견수 자리가 살짝 아쉬운 보스턴, 시애틀 등이 이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기를 든 켐프는 시즌 후반기에는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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