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뼈아픈 패배였다. 팀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한국시리즈 리허설에서 노출됐다.
넥센 히어로즈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7로 패하고 말았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불릴 정도로 넥센과 삼성의 경기는 관심을 모았다. 사실상 1위부터 3위까지 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펼쳐진 1, 2위간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넥센이 두 경기 모두 내주게 되며 이제 1위 삼성과 2위 넥센의 차이는 8경기까지 벌어졌다. 넥센은 3위 NC에게는 3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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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8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삼성 최형우가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목동)=곽혜미 기자 |
6회초 넥센은 3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잠그기 모드로 들어갔다. 선발 헨리 소사가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빠지자 넥센 벤치는 칼을 빼 들었다. 바로 넥센이 자랑하는 필승조의 핵심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라온 것이다. 조상우는 이승엽을 병살로 유도하며 1실점으로 불을 껐다.
그러나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던 넥센의 필승조도 결국 삼성의 좌타 라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시작은 조상우가 7회까지 2이닝을 완벽하게 삼성 타선을 막고 내려간 뒤 한현희가 마운드에 올라온 8회부터였다. 한현희는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시작했다.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통설을 그대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어 박한이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좌타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나 싶더니 결국 최형우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줄줄이 나온 좌타자를 극복해내지 못한 순간이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은 10회초 한 번 더 나왔다. 나바로부터 시작되는 타순. 역시 나바로 이후에는 좌타자들이 숨막히게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넥센은 나바로를 삼진으로 잡은 마정길을 손승락으로 바꿨다. 언더핸드인 마정길보다는 정통파인 손승락이 더 잘 막아내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박해민을 1루땅볼로 잘 처리하고 난 뒤 박한이-최형우-이승엽에게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의 패전도 뼈아팠지만 팀의 취약점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바로 왼손불펜 부재였다. 현재 넥센의 1군 엔트리에서 왼손 투수는 선발 요원인 오재영뿐이다. 불펜진은 모조리 오른손 투수로만 채워져 있다. 이에 올 시즌 중반 좌완 강윤구를 선발에서 중간으로 돌려 좌완 불펜이 없는 약점을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강윤구가 지속적인 제구력 난조에 빠졌기 때문이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박성훈은 현재 2군에 있다.
넥센은 지난 시즌에도 왼손
특히 삼성은 좌타라인이 강한 팀이다. 내심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및 우승을 노리는 넥센으로서는 삼성 좌타자들을 막을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