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4강을 향한 ‘미라클’의 퍼즐 조각들을 맞춰가고 있다. 성큼 다가온 가을 야구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SK는 9일 오전 현재 4위 LG 트윈스에 불과 1.5경기 차 뒤진 5위에 올라있다. 후반기 시작 당시 순위가 8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벌써 3계단이나 상승했다. 어부지리로 얻은 결과도 아니다.
SK는 후반기 29경기서 3위에 해당하는 17승1무11패의 성적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승률 6할7리는 4위 경쟁 중인 팀들 중 단연 가장 높은 승률이다. 특히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후반기 가장 길었던 연패가 2연패였을 정도로 좀처럼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 투타의 전력 모두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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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기적의 퍼즐을 점차 맞춰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좋은 분위기는 실제 성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SK는 올 시즌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30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후반기로 한정하면 뒷심이 부쩍 좋아졌다.
역전패는 5패에 불과한데 이는 한화 이글스에 이은 최소 2위 패배 기록이다. 특히 7회까지 앞선 16번의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가 후반기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의 깜짝 호투를 펼친 이후 개인사로 이탈 할 당시만 해도 불안감은 컸다.
하지만 윤길현이 이후 15경기서 1패 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의 호투를 펼치며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아직은 구원진의 힘이 강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전유수, 진해수, 이재영, 고효준 등의 기존 선수들이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SK의 가을향기가 물씬 짙어진 것은 김광현과 트래비스 밴와트의 원투펀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후반기 김광현은 7경기 평균자책점 1.77의 호투를 펼쳤다. 비록 타선이 그리 터지지 않으면서 3승2패의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SK는 김광현을 축으로 한층 안정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거기에 밴와트를 김광현-채병용 이후의 징검다리 선발로 기용하면서 연패를 막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밴와트는 전반기 막바지 합류 이후 9경기서 무려 7승1패의 엄청난 승률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총 6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호투를 펼치며 안정적인 2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밴와트의 등판 시 타선이 터지는 등 ‘승리의 파랑새’와 같은 역할까지 겸하며 복덩이로 완벽하게 떠올랐다.
이외에도 채병용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문광은과 여건욱이 기록 이상의 좋은 내용을 보이며 4-5선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SK의 미라클을 가능케 하는 것은 타선의 대폭발이다. SK는 후반기 3할1푼1리의 팀타율을 기록 중이다. 삼성에 이은 부문 2위의 기록.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지표도 아니다. 188득점을 올리며 역시 이 부문도 3위에 올라 있다. 팀 장타율과 팀 출루율을 합한 팀 OPS도 8할5푼2리로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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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타전력이 완연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박정권과 최정의 연쇄폭발은 중심 타선의 중량감을 부쩍 더했다. 박정권은 후반기 타율 3할9푼8리 6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가을 정권’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장타율은 6할6푼9리. 요즘은 시쳇말로 걸리면 어김없이 장타가 터지고 있는 박정권이다.
최정 역시 부상 복귀 이후 기세가 뜨겁다. 후반기 타율 3할5푼1리 7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인데 역시 장타본능이 완연하게 돌아왔다. 같은 기간 장타율이 6할8푼6리로 박정권과 함께 리그에서도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명기는 2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1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5일 롯데전서 개인 최다인 5안타를 폭발시키는 등 후반기에만 타율 4할2리의 불꽃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규정타석 진입은 힘들지만 타율 3할5푼8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짧은 활약이 절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들 외에 다른 타자들도 선전을 펼치고 있다. 김성현은 후반기 타율 3할1푼7리를 기록하며 3할 유격수를 향해 성큼 전진하고 있으며 임훈이 후반기 타율 2할9푼7리, 나주환이 2할8푼9리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동민은 20경기서 타율 3할7푼1리 3홈런 12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인데 기간 장타율은 6할8푼6리로 쟁쟁한 팀 내 타자들을 제치고 팀 1위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재원의 후반기 깊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박계현, 김상현 등 벤
SK의 미라클은 이제 더 이상 불가능한 표어가 아니다. 기적을 현실로 이뤄내고 있는 SK의 상승세는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오히려 더욱 커져가고 있다 .가을야구의 키를 어느덧 꽉 움켜 쥔 비룡군단의 행보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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