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호주가 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중립지역 평가전에서 3-2로 승리했다. 2골을 선제한 후 실점→득점→실점을 거쳤다. 국제축구연맹 8월 14일 발표 순위에서 호주는 79위, 사우디아라비아는 83위다. 한국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 개최국 호주와 함께 A조에 속해있다.
홈경기가 아님에도 호주는 슛 23-10으로 압도했다. 유효슈팅은 8-5로 큰 차이는 없었으나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슛이 18-7로 2.57배나 많았다. 점유율과 패스도 각각 66.8%-33.2%와 648-308로 격차가 확연했다.
↑ 케이힐(4번)의 선제골 후 득점 뒤풀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실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소유권 경쟁에서는 51.4%-48.6%로 앞섰고 코너킥도 7-2로 더 많았다. 크로스 27-17과 성공률 51.9%-23.5%로 측면을 완전히 장악한 것도 인상적이다.
호주 간판 공격수 팀 케이힐(33·뉴욕 레드불스)은 180cm의 신장으로도 제공권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보여준 측면 장악과 활발하면서도 정교한 크로스가 케이힐을 겨냥한다는 것은 아시안컵에서 호주를 상대하는 팀에게는 재앙 그 자체다.
그나마 한국은 호주와 아시안컵 A조 최종전에서 만나는 것이 다행이다.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기에 양국이 1~2차전에서 조 2위를 확보하거나 유력한 상황을 만들면 사생결단의 총력전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8강에 올라간다면 상대할 B조 팀의 면면이 껄끄럽다. B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중국·북한이 속해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승점이 같았으나 득실차(한국 +6, 우즈베키스탄 +5)에서 '한 끗'이 모자라 본선 직행이 좌절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통산 4승 중에서 3승은 1989년 이전이다.
중국은 2010년 2월 10일 충격적인 0-3 패배뿐 아니라 1997년을 끝으로 2골 차 이상 승리가 없는 상대다. 북한과는 최근 5경기에서 4차례 비겼고 이긴 것도 1골 차였다.
만약 조 2위 확보가 여의치 않거나 준준결승에서 특정팀을 피하고 싶은 상황에서 호주를 만난다면 토너먼트 못지 않은 격전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2007·2011 아시안컵 3위, 호주는 2011 아시안컵 준우승팀이다.
한편 8강에서 한국과 만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2골을 먼저 내주고도 추격을 포기하지 않은 의지가 좋았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신체조건과 높이라는 호주를 맞아 제공권 경쟁에서 50%-50%로 대등했다.
가로채기 17-4와 태클 15-10으로 수비에서 집념을 보여줬다. 태클성공률은 86.7%-80%였다. 이러한 적극성은 반칙유도 19-16의 우위로도 나타났다. 걷어내기는 19-19로 같았다.
점유율과 기량의 열세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기 버거운 탓에 비거리 22.86m 이상의 긴 패스 비율이 17.2%로 호주의 9.6%보다 높았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호주를 상대로 긴 패스 위주의 경기로 재미를 볼 수 있는 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리한 싸움에도 2골을 따라간 사우디아라비아, 유리한 영역으로 상대를 유인한 호주 모두 아시아 정상급 팀다웠다.
↑ 마일 제디낙(15번)이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한 후 호주 2번째 골을 넣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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