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도전이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멈췄다. 원더스의 시도는 '아름다운 도전'이었을까, 아니면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 감독에 김성근 감독이 주연으로 막을 내린 명과 암이 분명한 작품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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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창단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허민 구단주와 김성근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원더스는 창단부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인프라 부족으로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 총 22명의 프로행을 성사시켰고, 독립구단 출신 최초로 2015년 신인 지명을 받기도 했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지도자 수업을 받으며 제2의 야구인생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운영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열정 하나로 기회의 끈을 잡고 있던 선수들도 갑작스런 해체 선언에 더 이상 설 곳 없이 꿈을 잃었다.
사실상 원더스는 시작부터 무모했다. 연간 30~50억원을 들여 3년간 총 120억원을 투자했다. 웬만한 프로 구단 수준이다. 허민 원더스 구단주의 야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비현실적 독립구단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원더스는 시작부터 화려했다. 야인으로 나온 김성근 감독에게 초대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맡겼다. 2011년 8월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다시 돌아온 ‘야신’ 김성근 신드롬은 여전했다. 이후 김 감독은 매년 프로야구 감독 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실제로 특정 구단과 접촉을 했으나 무산이 되기도 했다.
허민 구단주와 김성근 감독의 원더스 작품은 겉과 속이 달랐다.
시작은 순수했으나 실질적으로 독립구단의 유지와 지속성은 3년을 넘기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허 구단주의 통 큰 투자도 이미 정해진 3년 유통기한을 채우면 끝이었다. 이번 해체 선언이 마치 야구계가 등을 돌린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모양새는 단지 원더스의 실패 모델을 아름답게 포장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사실상 원더스의 창단과 엄청난 투자, 그리고 전격 해체 수순은 제2의 독립구단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 무책임한 행보였다.
김성근 감독도 원더스가 만들어낸 최대 수혜자다. 독립구단의 취지는 순수함이다. 독립구단의 지도자는 프로와 금전적인 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야구계에 헌신할 수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그러나 원더스 선수들의 연봉은 1000~2000만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김 감독은 2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김 감독은 언제든 떠날 사람이었다. 김 감독을 둘러싼 끊임없는 하마평은 원
원더스의 창단과 해체가 몇몇 긍정적인 요소 보다 부정적인 아쉬움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은 야구계로선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독립구단이었던 원더스의 시작이 끝이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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