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전성민 기자] 윤경신(41) 두산 남자 핸드볼팀 감독이 KBS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아시안게임에 6번 출전해 금메달 5개를 목에 건 윤경신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했다.
20일 인천 연수구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D조 조별예선 1차전. 윤경신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선수나 감독의 손이 아니다. 이제는 해설위원 윤경신이다. 생애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경기를 중계하게 된 윤경신은 선수들의 특징을 부지런히 수첩에 적었다.
윤경신은 “처음에 제안을 받고 해설을 맡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개발도 될 것이다. 해설을 통해 선수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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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일본전을 분석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윤경신 해설위원. 사진=전성민 기자 |
대표팀 경력 또한 화려하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까지 1996년 대회를 제외하고 다섯 차례 하계 올림픽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90년 베이징대회부터 2010 광저우대회까지 6차례 출전해 5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핸드볼이 아시아 정상에 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윤경신은 “199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표팀 막대로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종목도 많고 외국인 선수들도 많아 처음에는 들뜨게 되더라.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아시안게임의 특징으로 “변수가 많다”라고 말한 윤경신 감독은 “현재 남녀 대표팀에는 아시안게임을 처음 나서는 선수들이 많다. 경기 외적인 부분을 신경 써서 자신의 실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경신 감독은 남자부는 한국, 카타르, 이란의 3파전, 여자부는 한국 일본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설위원답게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윤경신 감독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힘든 상황이다. 카타르는 유럽 출신 선수들이 많다. 카타르가 아닌 연합팀으로 봐야 한다”며 “정한과 고경수가 부상으로 16인 엔트리에 빠진 것이 아쉽다. 정한은 수비를 잘 하는 선수다. 양 쪽 윙백 선수들이 부족한 것도 약점이다. 이번 대회에는 부상이 발생해도 엔트리 교체가 안 된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있는 한국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여자부는 큰 걱정은 안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한 수 위다”고 평가했다.
중동팀을 넘기 위해서는 유럽 스타일의 핸드볼을 이겨내야 한다. 윤경신만큼 유럽 핸드볼을 잘 아는 이도 없다. 핸드볼계의 ‘리오넬 메시’라는 별명이 달리 붙은 것이 아니다.
윤경신은 “중동팀의 힘은 유럽과 비슷할 것이다. 우리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수비에서 적극적이어야 한다. 앞 선에서 많이 끊어줘야 한다. 1선에서 끊어주지 않으면 골키퍼가 막기 힘들다. 수비에 이은 속공 플레이를 살려야 한다. 지공이 많으면 체력적으로 힘들어 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그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은 계속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윤경신은 “한국에서 대회를 하면 많은 응원을 받아 좋지만 잘하려는 마음을 너무 크게 가지면 독이 될 수 있다.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야 한다”며 “여태까지 몇 개월 동안 고생 많았다.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부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윤경신이 또 다른 방식으로 대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고 있다. 본인은 말주변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지만 핸드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해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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