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숨 가쁜 6개월간의 경주가 끝났다. 그 기간 열심히 뛰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겠냐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잘 한 선수와 못 한 선수가 갈리기 마련이다. 그 기준은 기록이 말해준다.
‘MLB.com’ ‘ESPN’ 등의 기록을 토대로 2014시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인 기록에서 드러난 명과 암을 조명해봤다.
21번 이긴 커쇼, 18번 진 버넷
이번 시즌 가장 많이 이긴 투수는 LA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다. 그는 대원근 염좌 부상으로 시즌 첫 달을 날렸음에도 27경기에서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이라는,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진 투수는 누구일까.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A.J. 버넷이 이름을 올렸다. 버넷은 34경기에서 213 2/3이닝을 팔 빠지게 던졌지만, 8승 18패 평균자책점 4.59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버넷은 볼넷 부문에서도 96개를 허용, 이번 시즌 가장 많은 볼넷을 허용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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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J. 버넷은 이번 시즌 가장 많은 18패를 기록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보스턴의 클레이 벅홀츠는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34(170 1/3이닝 101자책)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선발 투수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콜비 루이스가 5.18로 뒤를 이었고, 시카고 컵스의 트래비스 우드는 31경기에서 5.03의 평균자책점으로 내셔널리그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LA에인절스의 좌완 선발 C.J. 윌슨은 기복 있는 한 해를 보냈지만,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당 5.26의 득점 지원을 받으면서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디트로이트의 두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와 맥스 슈어저도 각각 5.19와 5.12의 풍족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반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에릭 스털츠는 경기당 2.53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득점 지원을 못 받는 선발 투수가 됐다.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는 이번 시즌 8승 17패의 성적을 남겼다. 애틀란타의 알렉스 우드도 경기당 2.75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경기당 2점대 득점 지원을 받은 단 두 명의 선발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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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스털츠는 이번 시즌 가장 적은 득점 지원을 받았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최고 탈삼진왕 프라이스, 삼진왕 하워드
시즌 도중 탬파베이에서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데이빗 프라이스는 271개의 탈삼진을 잡으면서 메이저리그 전를 통틀어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다. 248 1/3이닝에서 271개의 삼진을 기록했으니 최소한 매 이닝 최소 삼진 한 개씩은 잡은 셈이다. 클리블랜드의 코리 클루버는 269개로 아쉽게 1위를 놓쳤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신시내티의 조니 쿠에토와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242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타자는 누구일까.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가 190개의 삼진으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팀의 말론 버드도 185개의 삼진을 기록,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의 마이크 트라웃은 184개로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 그는 36개의 홈런과 111개의 타점을 위해 184번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 경쟁에서는 볼티모어의 넬슨 크루즈가 40개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번 시즌 유일한 40홈런 타자로 이름을 올리며 ‘FA 미아’로 추위에 떨어야 했던 지난겨울의 아픔을 씻었다. 휴스턴의 크리스 카터는 37개, 화이트삭스의 ‘쿠바 괴물’ 호세 아브레유는 36개를 기록했다. 마이애미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37개로 내셔널리그 홈런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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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웃은 홈런만큼 삼진도 많았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도루 부문에서는 다저스의 디 고든과 신시내티의 빌리 해밀턴, 두 젊은 ‘대도’가 돋보였다. 고든이 64개, 해밀턴이 56개를 기록하며 최다 도루 1, 2위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많이 뛴 만큼, 많이 잡혔다. 해밀턴이 23개로 도루 실패 1위를 기록했고, 고든이 19개로 뒤를 이었다. 휴스턴의 호세 알튜베는 그래서 돋보였다. 56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실패는 단 9개만 기록했다.
도루 저지는 송구하는 포수의 몫도 있지만, 주자를 묶어두는 투수의 역할이 더 크다. 휴스턴의 선발 투수 스캇 펠드만은 35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가장 주자를 느슨하게 묶은 투수로 기록됐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 샌디에이고의 타이슨 로스, 디트로이트의 슈어저는 10개의 도루 저지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탬파베이의 드루 스마일리는 가장 많은 7개의 견제사로 ‘매의 눈’을 자랑했다.
그 밖의 기록들
세인트루이스의 존 제이는 20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가장 ‘많이 맞은’ 타자로 남았다. 밀워키의 카를로스 고메즈가 19개로 뒤를 이었다. 피츠버그의 우완 투수 찰리 모튼은 타자를 19번이나 맞히며 가장 많이 맞힌 투수로 기록됐다.
에인절스 선발 가렛 리처즈는 22개의 폭투를 기록하며 가장 투구가 거친 투수로 남았다. 시애틀의 로에니스 엘리아스, 콜로라도의 프랭클린 모랄레스, 휴스턴의 사무엘 데두노는 보크만 4개를 기록했다.
뉴욕 양키스의 브렛 가드너, 클리블랜드의 호세 라미레즈는 13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많은 번트를 댄 타자로 남았다. 내셔널리그에서 번트는 투수들의
불펜 투수에게 최악의 불명예인 블론세이브는 누가 제일 많았을까. 신시내티에서 밀워키로 이적한 조너던 브록스턴, 애리조나의 브래드 지글러, 오클랜드의 루크 그레거슨이 8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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