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호랑이가 위기에 처했다.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날려버렸다. ‘승점 6점’짜리 경기를 그르쳤다. 그것도 3번이나 연속. 이대로라면 자멸이다. 2012년 스플릿 제도 도입 이래, 사상 첫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치욕’을 맛볼지 모른다. 아시아의 깡패로 불렸던 호랑이는 이대로 추락할까. 동아줄이 없지는 않다.
6위와 7위는 단순한 한 계단 차이가 아니다. 상,하위 스플릿의 마지노선이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2012년에는 전남과 성남이, 2013년에는 성남, 제주, 전남이 하위 스플릿으로 미끄러졌다. K리그 챌린지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했으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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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9일 서울에 0-3으로 패하면서 상위 스플릿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 다음 상대는 선두 전북이니 최악이다. 그렇지만 모든 게 울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진 않는다. 사진=MK스포츠 DB |
갈 길 바쁜 울산인데 9일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0-3으로 졌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야 하는 경기였다. 승리 시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3골차 완패였다.
김신욱이 시즌 아웃된 마당에 이재원이 퇴장해 전력누수는 더욱 커졌다. 당장 오는 12일 전북과의 ‘현대家 더비’에서 유준수, 이재원(출전정지 징계), 김승규, 이용(국가대표 차출), 김신욱이 뛰지 못한다. 선수 한 명이 귀한 상황에서 잃기만 하는 울산이다.
스플릿까지 남은 정규라운드는 팀당 3경기만 남았다. 울산은 승점 41점으로 7위에 머물러있다.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2무 2패). 특히 전남(1-1 무), 제주(0-1 패), 서울(0-3 패) 등 라이벌과 싸움에서 미끄러졌기에 상처는 더욱 컸다.
그 사이 경쟁팀과 간극은 벌어지고 있다. 4위 제주(승점 47점)와 승점 6점차, 5위 서울(승점 46점)과 승점 5점차로 셈법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울산이 역전을 꿈꿀 상대는 바로 위인 6위 전남(승점 44점)이다.
그런데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상대가 1위 전북이다. 전북은 최근 7경기 연속 무패(4승 3무) 중이다. FA컵 포함 시즌 전적에서도 1무 2패로 뒤져있다. 승점 3점이 절실한데 승점 1점을 따기도 힘겹다.
그렇지만 울산에게 모든 게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전북을 상대하지만 잔여 경기 일정은 전남보다 유리하다. 울산이 전북을 상대할 때, 전남은 빅버드 원정을 떠난다. 수원은 2위다. 게다가 전남은 수원 원정에서 별 재미를 못 봤다. 2012년 이후 원정 무승(1무 2패)이다.
전남은 32라운드에서 서울과, 33라운드에서 인천과 맞붙는다. 최근 흐름이 좋은 팀이다. 전남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이다. 흐름을 타면 3연승도 가능하나 3연패도 가능하다. 지금껏 그래왔다.
전남과 다르게 울산은 전북이라는 큰 산만 넘기면, 하위권의 상주, 성남과 잇달아 겨룬다. 최근 빌빌거리고 있는 두 팀이다. 승점 3점 사냥을 노려볼 만하다. 더욱이 이 2경기에서는 김신욱만 없지, 김승규와 이용, 유준수, 이재원이 뛸 수 있다.
한시름 놓았지만 제주와 서울도 마냥 마음이 편치가 않다. 특히, 제주는 부산(원정)-포항(홈)-경남(원정)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서울 역시 항상 껄끄러운 상주 원정에다 전남과 맞대결이 있다. 이 2경기를 그르칠 경우 안심하기 어렵다.
31라운드에서 울산이 패하고 다른 경쟁 3개 팀이 모두 이길 경우 상위 스플릿 전쟁은 사실상 끝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반대가 된다면, 꺼져가는 경쟁 불씨가 커질 터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기력 부진 속에 추락하는 울산, 최악이나 진짜 최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경쟁 팀의 정규라운드 일정
4위 제주 : 부산(원정)-포항(홈)-경남(원정)
5위 서울 : 상주(원정)-전남(원정)-부산(홈)
6위 전남 : 수원(원정)-서울(홈)-인천(원정)
7위 울산 : 전북(원정)-상주(홈)-성남(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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