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네덜란드대표팀이 11일(이하 한국시간) 카자흐스탄과의 2016 유럽축구연맹선수권(유로 2016) 예선 A조 홈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9월 18일 순위에서 네덜란드는 4위, 카자흐스탄은 127위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승리는 123계단이라는 순위 격차만큼 쉽지 않았다. 경기 시작 17분 만에 선제실점으로 끌려갔고 만회에 실패한 채 전반을 마쳤다. 체코와의 A조 1차전 원정에서 1-2로 덜미를 잡혔기 때문에 예선 연패를 면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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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펠라이의 카자흐스탄전 득점뒤풀이. 10번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AFPBBNews=News1 |
아펠라이의 A매치 득점은 2012년 6월 3일 북아일랜드와의 홈 평가전(6-0승)에서 팀의 4, 5번째 골을 넣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2년도 더 지난 861일 만에 국가대항전에서 득점을 신고한 것이다.
동점 골을 돕고 결승골을 넣은 것도 대단하나 전반적인 경기력도 좋았다. 경기 후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아펠라이는 카자흐스탄전에서 130회의 패스를 했다. 이는 네덜란드 1위는 물론이고 카자흐스탄 출전선수 14명의 합계인 149회와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패스 실수도 7번밖에 없어 성공률이 94.6%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예선 9승 1무와 본선 5승 2무로 무패 3위라는 인상적인 성과를 냈다. 대표팀 감독 루이스 반 할(6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명문클럽으로 영전하자 거스 히딩크(68)가 후임으로 임명됐다. 히딩크는 네덜란드대표팀을 맡아 유로 96 8위와 1998 프랑스월드컵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전임 감독의 위대한 업적만큼 부담스러운 것도 없다. 히딩크는 유로 예선 연패의 수모를 아펠라이의 활약으로 면했다.
아펠라이는 2007년 네덜란드 1·2부리그 선수 대상 설문조사로 선정되는 ‘네덜란드 부트발 탈렌트 판 헷 야르’를 수상한 유망주였다. ‘네덜란드 부트발 탈렌트 판 헷 야르’는 ‘네덜란드축구 올해의 재능’으로 번역할 수 있다.
PSV 에인트호번 19세 이하 팀에서 2004년 1월 1일 1군으로 승격한 아펠라이는 212경기 39골 23도움으로 활약했다. 경기당 78.5분을 뛰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34였다. 이후 2011년 1월 1일 이적료 300만 유로(40억7784만 원)에 FC 바르셀로나로 옮겼으나 지금까지 35경기 2골 1도움이 전부다.
바르셀로나에서 아펠라이는 경기당 33.3분으로 중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90분당 공격포인트도 0.23으로 특기할 수준이 아니다. 근육 이상과 십자인대파열로 총 237일·51경기를 부상자명단에서 보내는 불운까지 겹쳤다.
결국, 아펠라이는 2012년 8월 31일~2013년 6월 30일 샬케 04(독일)에 이어 지난 8월 10일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다. 샬케에서는 15경기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61.4분을 소화하면서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59로 프로데뷔 후 가장 좋았다. 그러나 샬케에서도 2차례에 걸쳐 총 430일·89경기를 결장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세계적인 명문 바르셀로나와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샬케와 달리 올림피아코스가 속한 그리스리그는 지난 7일 기준 유럽축구연맹 프로축구순위 13위에 불과하다. 올림피아코스는 리그 41회 우승을 자랑하는 독보적인 그리스 최강이나 바르셀로나·샬케와 비교하면 ‘좌천’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올림피아코스에서 아펠라이는 지금까지 5경기 2골 1도움이다. 경기당 72.4분을 뛰면서 90분당 공격포인트 0.75가 인상적이다. 아직 큰 부상이 없는 것도 다행이다.
바르셀로나와의 현 계약과 올림피아코스 임대는 모두 2015년 6월 30일까지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2014-15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카자흐스탄전 활약을 계기로 국가대표팀에서 중용된다면 클럽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덧 아펠라이도 3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한편 역전승으로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는 14일 오전 3시 45분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16 예선 A조 원정 3차전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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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펠라이가 카자흐스탄전 결승골 후 감격에 차 누워있다.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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