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 ‘끝내기 홈런’…오승환은 잊을 수 없었다

[매경닷컴 MK스포츠(김포공항) 안준철 기자] “아무래도 39세이브보다는 블론세이브가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끝판대장’이 돌아왔다. 한국에 이어 일본도 평정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금의환향했다.
오승환은 3일 오후 1시50분 KE2726편을 통해 김포공항으로 귀국했다. 일본 진출 첫 해였던 올 시즌 오승환은 강력한 돌직구로 돌풍을 이끌었다. 올 시즌 2승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한 오승환은 클라이맥스시리즈(CS) 전경기(6경기)에 모두 등판해 한신을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시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면서 MVP까지 차지했다. 오승환이 보인 투혼은 일본 내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한신팬들은 오승환을 ‘이시카미(石神) 사마’라고 부르며 칭송했다.

↑ 일본에서도 진출 첫해부터 ‘끝판대장’으로 우뚝 선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승환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포공항)=천정환 기자

하지만 아쉬운 순간이 더욱 크게 남아있었다. 바로 이대호가 속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0회말 통한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았던 것이다. 귀국현장에서 오승환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바로 일본시리즈 4차전 끝내기 홈런을 들었다. 그는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며 “팀의 패배와 직결되는 순간이라 잊을 수 없다. 앞으로 내가 야구를 하면서도 많은 가르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9세이브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하고 스승인 선동열 전 KIA 감독의 일본프로야구 한국인 최다세이브 기록(38세이브)을 갈아치운데 대해서도 “내가 어떻게 선 감독님과 비교대상이 될 수 있겠냐”며 손사래를 쳤다. 오승환은 “39세이브보다는 6번의 블론세이브가 더 생각난다”며 “내년 블론세이브가 없으면 좋겠지만, 최대한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날(2일)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온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나카니시 기요오키 한신 투수코치가 내년 시즌 과제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언급했던 것이다. 오승환은 “주변에서 저에 대한 단점이 무엇인지 많이 말씀을 해주신다”면서 “좀 더 보완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자신의 전매특허인 돌직구를 지키면서 조화롭게 해법을 찾을 생각이다. 오승환은 “일단 직구에 완벽을 기한 다음, 보완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입국장에 마중을 나온 가족들과 반가운 재회를 한 오승환은 당분간 꿀맛같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내년 시즌 준비도 괌에서 자율훈련을 시작할 계획. 이날 일본 언론에서 12월말부터 괌 자율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시기는 내년 1월 초로 정해졌다. 그 때까지는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한신의 젊은 투수들인 마쓰다 료마와 가네다 카즈유키가 오승환의 괌 자율훈련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 국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승환이 한신 젊은 투수진의 리더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했지만 오승환은 “리더까지는 아니다”라며 “구단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 같이 간다면 나도 젊은 투수들에게 배울 점이 많기 때문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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