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원주 동부가 6연승 신바람을 탔다. 3년 전인 2011-12시즌 승률 0.815(44승10패)를 찍으며 우승을 차지했던 그 느낌이다.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박지현과 윤호영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동부는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60-5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동부는 3연승을 달리던 삼성의 상승세를 누르고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공동 2위 점프. 지난 시즌 13승(41패)에 머물며 최하위를 기록했던 악몽을 지웠다. 벌써 절반이 넘는 8승(3패)을 따냈다.
↑ 6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동부 윤호영이 공격 중 삼성 차재영의 수비에 막히자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박지현과 윤호영은 지난 시즌 꼴찌에 머물렀던 기억부터 더듬었다. 박지현은 “작년에 너무 많이 져서 팬들에게 죄송했다. 우린 전통적인 강팀인데 처참하게 무너졌다. 팬들이 비난을 해도 할 말이 없었다”며 자책했고, 윤호영도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6연승이 매우 기쁘다. 고생한 선수들도 고맙다. 분위기를 탔을 때 더 잡아야 시즌 후반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3년 전 동부는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역대 최고 승률로 시즌을 접수했다. 그러나 이후 동부는 두 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최악의 시즌이 이어졌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동부산성을 세우기 시작했다.
박지현은 “감독님께서 연승을 많이 했을 때와 성적이 안 좋을 때 느낌을 다 알고 계신다. 우리도 안다. 그동안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며 “지금 멤버도 많이 달라졌고, 그때가 조직력은 더 좋았지만 맞춰가고 있다. 그때의 느낌이 들고 있다. 수비는 3년 전이 더 좋았지만, 공격은 지금이 더 좋다”고 밝혔다.
윤호영도 “팀은 지현이 형이 얘기한 그대로다”며 “개인적으로는 그땐 막내로 형들이 끌어가는 대로 했는데, 지금은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때 형들이 잘 끌어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 자리가 힘든 자리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박지현이 “호영이는 리더십이 있다. 그 역할을 잘하고 있다. (김)주성이가 하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박지현과 윤호영은 “외국선수만 녹아들면 더 좋아질 것이다. 아직 예전의 동부처럼 수비 호흡이 맞진 않는다”며 입을 모은 뒤 “확실한 건 올 시즌은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도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수비는 괜찮은데 공격이 기복이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연승을 할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가드 박지현을 비롯한 동부 선수들이 6연승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