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목동구장으로 옮긴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난타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반전이 된 투수전. 삼성 타선의 잘 맞은 타구는 거의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삼성을 지독히 외면한 목동구장의 그라운드.
그러나 결정적인 목동 하늘의 선택은 ‘약속의 8회’를 예약한 삼성 이승엽이었다.
삼성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7회까지 0-1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다. 3안타 빈공. 넥센 선발투수 오재영의 눈부신 호투도 빛났지만, 삼성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잘 맞은 타구도 많았다. 그러나 라인드라이브로 야수를 향하거나 담장 너머로 뻗지 못하고 외야 플라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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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2사 1루 삼성 이승엽이 행운의 동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
그리고 약속의 8회가 찾아왔다. 최형우가 1사 후 좌전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곧바로 대주자 박해민 교체. 부상 투혼이었다. 이어진 박석민의 헛스윙 삼진. 2사 1루서 타석엔 이승엽이 들어섰다.
이승엽은 1B1S 이후 3구째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외야로 높이 뜬 타구. 평범한 유격수 플라이로 기회를 날릴 순간이었다. 그 사이 박해민은 의미 없이 3루 베이스를 돌고 있었다.
넥센으로서는 악몽, 삼성으로서는 기적이 일어났다. 하늘로 치솟은 타구에 넥센 2루수 서건창과 유격수 강정호, 중견수 이택근이 몰렸다. 누구도 이승엽의 타구를 낚아채지 못했다. 행운의 안타. 박해민은 홈으로 내달려 극적인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승엽은 홈런 없이 8회를 약속했다.
삼성은 역시 찬스에 강했다. 한 번 잡은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후 야마이코 나바로가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박한이가
삼성의 극적인 3-1 역전. 9회말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넥센의 타선을 잠재우며 시리즈를 2승1패로 뒤집었다. 박한이가 이날 최고의 수훈갑이었으나 역전의 발판을 만든 이승엽의 행운의 안타가 기적이었다.
목동구장도 외면하지 못한 삼성의 ‘우승 DNA’였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