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홈런왕 3연패의 넥센 박병호(28)가 요즘 부쩍 외로움을 타고 있다. 경쟁자이자 동반자를 떠나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강정호(27)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박병호로선 후배의 빅리그 진출이 대견스럽지만 한켠으론 허전함이 밀려 온다. 강정호가 없는 넥센 타선, 강정호가 없는 박병호는 어떤 모습일까.
박병호는 그동안 강정호와 함께 넥센의 화끈한 공격력을 이끌어왔다. 특히 올 시즌에는 강정호가 부상으로 결장하기 전까지 홈런 및 타점왕 부문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강정호가 한 방을 치면 곧이어 박병호도 한 방을 쳐내고야 마는 치열한 경쟁이었다.
↑ ‘홈런왕’ 넥센 박병호가 지난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년 연속으로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두 선수 역시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상대방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동료라고 말해왔다. 박병호는 “찬스 상황에서 강정호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고 내가 해결하지 못해도 강정호가 해왔기 때문에 4번타자의 부담감을 나눠가지는 5번타자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4번 박병호-5번 강정호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강정호가 뒤에 있어 투수들은 박병호와 승부를 거를 수 없었고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박병호는 기회를 더욱 많이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강정호가 떠난다면 내년 시즌부터 팀의 상황, 그리고 박병호가 처할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적응이 박병호의 내년 시즌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물론 강정호가 떠난 뒤의 상황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지만, 강정호 정도의 타자가 빠진다면 그 공백은 당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둘이 나눠가지던 해결사 임무를 혼자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박병호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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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경쟁자를 떠나보내는 ‘남는 자’ 박병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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