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서윤 기자] ‘킹’ 앙리. EPL의 새바람을 불어넣었던 그가 축구화를 벗었다.
아스널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시대를 대표하는 대형 스트라이커였던 티에리 앙리(37·뉴욕 레드불스)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앙리는 2010년 뉴욕 이적 당시 “이 팀이 내 현역시절 마지막 팀이 될 것이다”고 말한바 있어 올 연말 계약 종료와 함께 은퇴가 점쳐졌다.
앙리는 프랑스 일간지 ‘레키프’를 통해 “아직 확실한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은퇴 후에도 축구계에 남을 것”이라면서 “두 번째로 확실한 것은 아스널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길 바란다”고 말하여 친정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 아스널의 전설 티에리 앙리가 지난 16일 현역은퇴를 선언했다. 사진=TOPIC/Splash News |
“아스널에 복귀할 생각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앙리는 “이미 한 번 했으면 충분한 것 같다”면서 “영화 ‘록키’를 봐라. 1편은 좋으나 마지막은 기억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앙리는 2011-12시즌 단기임대 형태로 아스널에 복귀하여 7경기 2골을 기록했다.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1976년 ‘로키’ 이후 모두 6편의 시리즈가 개봉됐으나 첫 작품 외에는 회자하는 경우가 드물다.
AS 모나코(프랑스)에서 1994년 프로선수로 데뷔한 앙리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 아스널, 바르셀로나(스페인)를 거쳐 2010년부터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활약했다. 프로경력 20년 중에 백미는 역시 아스널 시절이다. 1999-2000~2006-07시즌 8년 동안 369경기 256골 92도움을 기록했다.
2003-04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37경기 30골로 맹위를 떨쳐 유럽프로축구리그 득점왕에 해당하는 ‘유럽 골든슈’를 수상했다. EPL 통산 4차례 득점왕으로 아스널의 ‘킹’으로 불렸다.
↑ 한 시대의 축구계를 이끌었던 앙리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스타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쉬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TOPIC/Splash News |
앙리는 한마디로 이 시대 축구계를 이끌어온 전설이었다. 3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근 뉴욕에서 활약을 펼친 앙리. 그의 은퇴가 아쉬웠던 것일까? ‘살아있는 전설’ 앙리의 은퇴에 아스널 전·현 후배들은 앞다퉈 글을 올렸다. 세스크 파브레가스(27·첼시 FC)는 “나와 함께했던 선수 중 최고였던 이가 프로경력을 끝낸다니 너무 슬프다”고 썼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21·아스널)은 “앙리와 같이 뛰어 영광이었다”면서 “나의 우상으로 선수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놓았다.
야야 사노고(21·아스널)는 “앙리는 전설이다. 그의 모든 것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면서 “당신의 모든 골은 내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메수트 외질(26·아스널)도 “앙리만이 우리 모두를 마법에 걸리게 했다”면서 “인제야 당신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르센 벵거(65·프랑스) 아스널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앙리는 아스널의 전설”이라면서 “아스널 팬에게 누가 최
아스널뿐 아니라 많은 축구 애호가의 마음속에 크게 자리매김한 티에리 앙리. 그가 이제 놀라운 여정을 마치고 그라운드와 ‘안녕’을 외쳤다. 앙리가 선수로 남긴 깊고 큰 발자국을 뒤로하고 제2의 인생으로 마이크를 택했다. 과연 그가 축구방송인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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