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김용희(60) SK 와이번스 감독은 안치용(36)의 은퇴를 짐작하지 못했다. 매우 아쉬웠지만 스승은 제자를 잡지 않았다. 누구보다 안치용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SK는 12일 안치용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2002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입단한 안치용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3시즌 동안 1226경기 출장해 통산 타율 2할5푼6리, 314안타, 32홈런, 169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안치용은 2010년 7월 트레이드가 돼 SK 유니폼을 입었다.
김용희 감독은 12일 “집에 가장이 필요하듯이 팀에는 베테랑 선수가 있어야 한다. 베테랑 선수가 역할과 책임을 다했을 때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와 롯데의 1차전. 7회초 2사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날린 안치용이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을동화 빨리 일어나"라는 문구에는 팀 동료인 조동화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안치용은 이런 선수였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용희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주장 안치용은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외향적인 안치용이 역할을 잘 소화해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이 구상한 2015 시즌에 안치용은 포함돼 있었다. 김용희 감독은 “나름대로 계산했던게 있었다. 대타 요원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SK는 지난 8일과 9일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선수단 프런트 합동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치용은 김용희 감독에게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용희 감독은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본인이 큰 결심을 했다면 설득을 해 되돌린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는 선수가 후회를 할 수 있다”며 붙잡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용희 감독은 SK 2군 감독을 역임한 2011년 9월부터 2013년까지 안치용과 함께 했다. 김 감독은 “1군에 올라가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함께 갖고 있는 스승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제자를 응원했다. 그는“안치용이 야구를 했던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새로운 분야에서도 성공할 것이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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