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본은 강했다. 아시안컵 첫 판부터 대승을 거뒀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꿀조’에 속한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본은 12일 호주 뉴캐슬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을 4-0으로 대파했다. 완승이었다.
후반 4분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의 네 번째 골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져 힘을 아낀 일본이었다.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스코어는 더욱 벌어질 수 있었다. 종료 직전 팔레스타인을 육탄 방어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번 대회 최약체 중 하나로 꼽힌 팔레스타인인데 일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진영으로 내려가 밀집 수비를 펼쳤으나 소용 없었다. 일본의 공격에 뚫리고 또 뚫렸다. 수준도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선수 개개인은 물론 팀의 완성도에서도 크게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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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12일 팔레스타인을 4-0으로 이기면서 아시안컵 본선 19경기 연속 무패(13승 6무)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AFPBBNews=News1 |
D조는 일본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이라크, 요르단이 포함됐다. 일본은 지난 대회 우승팀이고, 이라크와 요르단은 8강 진출국이다. 이라크의 경우, 2007년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마냥 쉽지는 않은 조다.
그러나 4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이라크와 요르단이다.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도 100위권 안팎이다(요르단 93위-이라크 114위). 요르단은 최근 5연패 포함 A매치 10경기 연속 무승(2무 8패)에 시달리고 있다. 이라크도 걸프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하는 등 최근 A매치 9경기(5무 4패)에서 1승도 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선 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뚜껑을 여니 최근 행보와 큰 차이는 없었다. 일본-팔레스타인전에 이어 브리즈번에서 열린 경기는 이라크가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라크는 후반 32분 야세르 카심(스윈던 타운)의 결승골에 힘입어 요르단을 1-0으로 꺾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라크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1(3부리그) 선두 팀에서 뛰고 있는 카심은 분명 출중한 기량을 펼쳤다. 경기 조율 능력과 패스 공급이 뛰어났다.
그러나 전방의 무게가 떨어졌다. 2007년 대회 MVP인 유누스 마흐무드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더 이상 무시무시한 킬러가 아니다. 저스틴 메람(콜럼버스 크루), 아흐메드 야신(외레브로) 등 해외파를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줬으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잔뜩 웅크리다가 카운트어택으로 한방을 노렸던 요르단도 4년 전과 같은 번뜩임은 없었다. 요르단은 지난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친 팀 중 하나였으나 이번 대회에선 그렇지 않았다. 후반 15분 한 차례 기회를 만들었을 뿐, 공격의 날카로움이 매우 떨어졌다.
첫 판에서 보여준 이라크와 요르단은 일본을 견제하기엔 부족한 전력
일본은 1988년 대회 카타르전 0-3 패배 이후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무패를 자랑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완파하면서 19경기(13승 6무)로 늘렸다. 이라크, 요르단의 전력도 예상만큼 강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D조 1위에 난관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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