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세바스티안 지오빈코(28·유벤투스)가 이탈리아프로축구 FA컵인 코파 이탈리아의 사나이로 올라섰다.
지오빈코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헬라스 베로나와의 2014-15 코파 이탈리아 16강 홈경기에서 유벤투스의 6-1로 대승을 이끌었다. 왼쪽 날개로 시즌 처음 출전한 지오빈코는 2골을 몰아쳤다.
지오빈코는 전반 6분 만에 직접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6분에는 수비수 스테판 리히슈타이너(31)의 도움을 받아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반 3-0으로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지오빈코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19분 페널티킥을 유도해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23)의 추가 골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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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빈코(가운데)가 엠폴리와의 세리에 원정경기에서 수비를 뿌리치고 달리고 있다. 사진(이탈리아 엠폴리)=AFPBBNews=News1 |
유벤투스는 지오빈코가 9세였던 1996년 유소년팀부터 뛰며 성장한 친정팀이다. 공동소유 및 임대선수 신분으로 파르마(70경기 23골 22도움)와 엠폴리(37경기 6골 4도움)에서 뛰었다. 다른 팀을 전전했으나 유벤투스에서 가장 오랜 프로생활을 했다. 130경기 20골 23도움. 치열한 경쟁으로 출전 기회가 적어 경기당 평균 47.6분에 그쳤다. 그럼에도 공격포인트 빈도는 90분당 0.63으로 수준급이다.
처진 공격수가 주 위치인 지오빈코는 왼쪽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뛴다. ‘판타지스타’의 마지막 계보였던 알레산드로 델피에로(41·델리 디나모스)가 전성기에 소화한 역할과 같다. 드리블과 기회 창출, 프리킥이 탁월하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등번호 10번을 달고 참가했다. 21~23세 이하 대표로 30경기(3골)나 나왔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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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빈코(10번)가 알바니아와의 홈 평가전에서 수비를 제치고 있다. 사진(이탈리아 제노바)=AFPBBNews=News1 |
지오빈코는 2011-12시즌 파르마에서 38경기 16골 16도움으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유벤투스를 이를 계기로 2012년 1100만유로(약 137억9000만원)를 지급하고 파르마의 공동소유권을 회수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복귀 후 기록은 참담했다. 2012-13시즌 42경기 11골 7도움을 기록하더니 지난 시즌에는 30경기 3골 6도움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10경기 2골 1도움으로 내리막길을 탔다.
올 시즌 4연패에 도전하는 유벤투스는 세리에A의 절대 강자다. 일반적으로 강팀은 정규리그와 다르게 FA컵 등에 출전 시간이 적은 비주전 선수 혹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다. 유벤투스도 다르지 않다. 지오빈코가 코파 이탈리아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는 건 여전히 유벤투스 1.5군에서 돋보이는 개인 기량을 갖췄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경기에서는 펄펄 날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오빈코는 아주리군단에도 자주 선발됐다.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과 2013 국제축구
지오빈코는 뒤늦게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코파 이탈리아 16강에서 기록했다. 부활의 기미일까. 지오빈코가 남은 시즌 신체조건의 한계를 딛고 판타지스타로 불렸던 옛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dogma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