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원톱’을 막아라. 16번째 아시안컵을 놓고 결승에서 맞붙는 한국과 호주의 공통된 ‘미션’이다. 상대의 원톱을 봉쇄해야 우승이 보인다.
한국과 호주는 결승까지 오르는데 원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정협(24·상주)과 팀 케이힐(36·뉴욕 레드 불스)은 팀 내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면서 상대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이타적인 플레이와 강렬한 한방으로 조국을 한 계단씩 끌어올렸다.
커리어와 경험으로는 케이힐의 우위. 잉글랜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케이힐은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세 차례 경험했다. 월드컵 3회 연속 골을 넣는 등 통산 5호 골을 기록했다. 오랫동안 ‘사커루’의 간판선수로 활약하며 A매치 통산 39골(81경기)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0.48골로 2경기에 1번은 골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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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협의 위치선정을 활용한 슈팅은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다. 사진(호주 브리즈번)=AFPBBNews=News1 |
이정협과 케이힐의 활약은 토너먼트 들어 두드러졌다. 케이힐은 공포의 존재였다. 8강 중국전에서 홀로 2골을 넣더니 준결승 UAE전에서는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UAE 수비수들은 케이힐을 막는데 신경을 쓰다가 뒤따른 트렌트 세인즈버리(즈볼레), 제이슨 데이비드슨(웨스트 브로미치)가 손쉽게 골을 넣었다. 호주가 총 10명의 선수가 골 맛을 본 데에는 이러한 케이힐 효과가 컸다.
단순히 움직임만 좋은 건 아니다. 골 넣는 냄새는 정말 잘 맡는다. 위치 선정 능력과 높은 점프는 최대 장점이다. 8강 중국전에서 기록한 2골 모두 그의 장점이 빛났다.
케이힐의 장점은 이정협도 쏙 빼닮았다. 좋은 위치를 선점하면서 제공권도 뛰어나다. 골문 앞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기도 한다. 조별리그 호주전과 준결승 이라크전의 결승골 모두 그러한 움직임 속에 나왔다. 게다가 이타적이기까지 해 전방에서부터 부지런히 뛰면서 압박해, 상대의 공격 예봉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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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협의 위치선정을 활용한 슈팅은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다. 사진(호주 브리즈번)=AFPBBNews=News1 |
이 슈팅이 골로 연결됐다면, 연장 승부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별리그 호주전부터 준결승 이라크전까지 모든 결승골이 이정협에 의해 터지는 꼴이었다. 믿음직한 해결사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로서 전방 침투 능력이 좋다”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평가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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